[배성호 칼럼] 갈 곳을 잃은 60대

  • 입력 2019.06.02 14:49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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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의 연장을 위해 인간의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 결과 인간의 수명은 괄목할 만큼 연장, 이제 한국인의 평균수명도 여자 84세, 남자 79세로 선진국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60대(1950년생부터 1959년생까지)는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버림받는 첫 세대’로 어쩌면 가장 희생적인 삶을 살아 온 것 같다.

 이들은 인생에 있어 가장 왕성하게 일하고 사회의 주도적인 위치에 있어야 할 나이인 40대엔 ‘스트레스’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나타낼 만큼 열심히 살아왔다.

 특히 당시 남자의 사망률이 여자의 2배로 나타나는 기현상을 보인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사망의 원인은 각종 암(癌)과 간질환, 뇌혈관 질환, 교통사고가 대종을 이뤘다.

 물론 현재 60대의 40대 생활은 IMF 등으로 처해 있었던 사회적 위치나 직장의 구조조정 등 환경적 요인이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40대의 삶은 고달프기만 하다. 자내깨나 스트레스에 짓눌려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의 사회구조를 보면 직장에서도 40대의 위치는 중간계층에 속해 간부로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한 상태도 아니고 하급자로서 행동이 자유로운 시기도 아니다.

 항상 불확실하고 어정쩡한 위치에 놓여 있는 셈이다. 

 때로는 상사의 의중을 알아서 받들어야 하고, 부하직원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것이 중간간부의 위치다.

 위로부터 짓눌리고 아래로부터 쳐 받히다 보면 쌓이는 것은 스트레스뿐이다.

 더욱이 위로 올라갈수록 승진의 문은 좁아지고 동료 간의 경쟁도 치열해 진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다가는 낙오자가 되기 십상이다.

 한 치의 오차라도 생기면 마치 자신은 파멸이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강박관념으로 살아가는 세대가 이 땅의 40대 남자들이라 해도 전혀 틀린말이 아닐 것이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40대 남자가 짊어져야 할 짐은 너무 무겁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부모를 모셔야하고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므로 한국의 40대 남자들은 직장과 가정에서 책임과 의무라는 멍에를 걸머지고 있는 비극적인 세대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땅에 60대가 살아온 성장의 배경은 어떤가.

 결코 지금의 신세대가 누렸던 풍요를 경험하지 못한 암울한 시대의 경험자들이다.

 이들은 6·25 등 전쟁의 비극과 보릿고개의 배고픔을 경험한 마지막 세대다.

 올해 만 69세가 되는 사람은 6·25동란의 포화 속에서 탄생했다. 오늘의 60대는 독재에 항거한 4·19의거의 직접 참여세대이며, 5·16군사쿠데타를 경험했고, 산업화와 공업화의 주역이기도 했다.

 특히 이 땅의 60대는 전쟁으로 인한 냉전체제와 국내의 이념적 갈등 속에서 성장하면서 강력한 반공의식을 내재하고, 민주사회의 질서를 완성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갖고 있는 세대다.

 또 초등학교 땐 중학교 입학시험을, 중학교 땐 고교입학시험을 치렀던 입시지옥(?)의 쓰라린 경험을 가슴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이 땅의 60대는 우울한 상태로 방황하고 있다.

 보수성향인 70대로부터 ‘아직도 경륜이 미숙하다’는 충고를, 신사고 세대인 30·40대로부터는 ‘벌써부터 패기를 잃고 구시대의 사고와 타협하는 세대’라는 질타를 받는 ‘샌드위치 세대’로 전락하고 있다.

 아직도 힘이 있고, 경륜이 풍부한 60대의 능력을 이사회는 잘 파악해 충분히 활용할수 있는 방안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요즘 재산이 수십억인 60대들이 돈에 집착하는 이유는 자식이나 사회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최후의 의지할 곳은 돈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우리사회는 이들의 근검절약을 높이 인정해 주고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길을 찾아주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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