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이 부른 참극…거제 흉기살해범 투신 사망

거제경찰 “전처와 회사대표 관계 의심 범행 저지른 것”
거제 아파트 흉기 살해범 경찰과 밤새 대치 끝 투신 사망

  • 입력 2019.07.09 19:03
  • 기자명 /이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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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지역에서 전처가 다니는 업체 대표를 살해하고 아파트 옥상으로 달아난 박모(45)씨가 경찰과 16시간이 넘는 대치 끝에 결국 투신해 숨졌다.

 거제경찰서는 9일 사건 브리핑을 갖고 “박씨가 날이 밝자 ‘투항을 생각해 볼테니 시간을 달라’고 경찰에 얘기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대치 과정에서 많은 얘기를 나눈 박씨는 “약속을 못지켜 미안하다”고 한 것은 경찰 설득에 응하겠다고 한 자신의 투항의사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일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현장에 투입된 프로파일러와 위기협상 요원 등에 따르면 박씨가 대치과정에서 자신이 살아온 행적과 당시 상황에 대한 불안감 등을 토로했다. 특히 범행 전 범행장소를 2차례에 걸쳐 둘러봤고, 범행 뒤 극단적 선택을 할 것까지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치를 이어가던 박씨가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 설득에 어려움이 많았다고도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이혼한 박 씨는 전처와 전처가 다니던 회사 대표의 관계를 의심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전처는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는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숨진 박씨에 대해 불기소처분(공소권 없음)으로 이번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그러나 경찰은 박씨의 사건 전후 행적과 범행 동기, 정신병력 등에 대한 수사는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숨진 박씨는 전날인 8일 오후 2시 17분께 거제시 옥포동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1층 복도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전처가 다니던 업체 대표 A(57)씨를 찌른 뒤 20층 옥상으로 달아났다.

 출동한 경찰은 박씨가 건물 옥상 난간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위기협상 요원과 프로파일러, 경찰특공대 등을 투입해 설득에 나섰지만 결국 이튿날 오전 6시께 박씨는 아파트 옥상 난간 밖으로 몸을 던졌다.

 당시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살방지 에어매트 여러 개를 아파트 1층 주변에 배치했지만 박 씨가 떨어지는 과정에서 아파트 창틀과 출입구 지붕 등 두 차례에 걸쳐 충격 후 떨어져 목숨을 구하지는 못했다.

 박씨에게 가슴부위를 찔려 출혈이 심했던 A씨 역시 사건발생 후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도중 과다출혈 등으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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