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도울수 있다는게 행복한 사람”

거창군 학천사 백산 스님 ‘독립기념탑’ 3일간 풀베 매년 교도소·지체장애인 찾아 헌신적인 봉사활동

  • 입력 2008.09.30 00:00
  • 기자명 이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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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거창 가조면 소재 기미독립만세기념탑에는 때늦은 풀들을 깎느라 예취기 소리로 요란하다.

예취기로 무성한 잡초들을 깎아 눕히는 동안, 기념탑 뒤쪽에서는 또 다른 소란이 인다.

깎아놓은 풀들을 쓸어 모아 한쪽으로 모으는 사람, 풀을 태우는 사람, 모두가 스님이다. 사흘째 이 일을 하고 있다.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 줄 인연을 만나기란 쉽지 않지만 스님들이 두해 전부터 기념탑 등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곳에 환경정리를 벌이고 있다.

거창군 가조면 기리 산기슭에 위치한 학천사 일주 백산 총무원장(한국불교 조동종) 스님 일행은 의미 깊은 불교의 큰 가르침 뿐 아니라, 크나큰 진리를 일깨워주는 생불교 전파와 함께 새로운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주고 있다.

“누가 뭐라해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다”는 백산 총무원장 스님은 출가전 부모에게 못 다한 효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봉사의 손길을 뻗으며 삭막해져 가는 이 사회에 사랑을 실현해 오고 있다.

지역의 크고 작은 일에 부처님의 손길을 뻗치며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지만 , 정작 스님은 “내가 아닌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 기쁘고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과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사람이 사는 길”이라고 말한다.

천혜의 자연경관에 둘러싸인 거창 가조면 기리 소재 학천사 총무원장 스님은 크고 작은 어려운 고비를 부처님의 자비로 이겨내며 오늘날, 한국불교 조동종 총본산이라 불리는 학천사는 영화 달마야 놀자를 연상케 한다.

백산스님은 “학천사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 뿐 아니라, 각박한 일상 속에 잠시나마 자연과 함께 숨 쉴 수 있는 삶의 쉼터가 되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스님은 또 교도소 포교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부산 구치소를 비롯해 경상남북도 지역의 교도소를 마치 제집 드나들며 생불교 전파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또 매년 한차례씩 지체장애인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한 각종 봉사활동 등 바쁜 일상 속에서도 어려운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작은 도움이라도 손길을 뻗을 수 있는 포교활동에서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이한철 가조면장은 “3·1운동이 우리 민족의 자존심이란 포교와 함께 3·1정신계승 발전위원회 거창군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독특한 스님”이라며 “강직한 바른말로 곤혹스러울 때도 있지만 세속적인 방법의 설법으로 유명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김상문기자 ksm@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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