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열 열사 추모 제전의 의의

  • 입력 2006.04.12 00:00
  • 기자명 심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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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은/고요한 합포만/나의 고향 마산은/썩은 답사리 비치는 달그림자에/서정을 달래는 전설의 호반은 아니다/봄비에 눈물이 말없이 어둠속에 피면/눈동자에 탄환이 박힌 소년의 시체가/ 대낮에 표류하는 부두
이 시는 창원이 고향인 김태홍(金泰洪)시인이 1960년 4월 11일 김주열의 시체가 중앙부두 앞에서 떠올랐을 때 그 처참한 모습을 보고 그 이튿날 부산일보 1면에 발표한 <마산은>의 첫연이다.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간직한 중앙부두에서 46년이 지난, 11일 에 ‘김주열 열사 추모식 및 진혼제’가 열린데 대해 착잡한 심사를 떨칠수가 없다. 이번 기념제에 맞춰 표지석판을 세운 일은 늦은 감이 있지만 그 의의는 매우 높다하겠다.
그동안 의거기념식은 해마다 개최해왔지만 마산 2차의거와 4월 혁명의 단초가 된 소년영웅 김주열의 추모식이 제대로 없었던 것은 서글픈 일이 아닐수 없었다.
오늘에 와서야 열사추모사업회가 주축이 돼 남원과 마산의 양 단체가 공동으로 행사를 펼침으로써 역사의식과 영·호남화합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었다. 누가 뭐래도 제2차 의거의 발발과 4월 혁명의 도화선은 김주열 시체의 발견과 동시에 일어난 역사적 장거였다. 땅에서 살해된 그가 경찰에 의해 수장된 사실만으로 시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말았다. 이렇듯, 자유·민주·정의의 혼을 일깨운 김주열의 화려한 주검이야말로 고난의 역사에서 새로운 향방을 제시하는 나침판으로서 자리매김해야할 것이다.
이같은 역사적 의의를 계승·발전시켜 범시민적 공감대를 조성하고 단합된 의지를 결집시키기 위해 추모사업회가 구상하는 계획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대하며, ‘남원-마산간 전국 고교 마라톤대회’를 비롯해 영·호남을 하나로 묶는 화합의 축제도 성사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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