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우리사회의 40대는 힘들다

  • 입력 2019.08.18 17:11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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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의 연장을 위한 인간의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된 결과 이제 한국인의 평균 수명도 여자 84.4세, 남자 77.6세로 나타나 선진국형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지난 1990년 여자 75.5세, 남자 67.2세가 2000년엔 여자 79.6세, 남자 72.2세로 크게 연장됐다.

 그러나 한국 40대 남자들의 사망은 인구 1000명 당 10명 정도로 여자의 2배를 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3.7명, 캐나다 3.9명, 프랑스 5.4명, 대만 5.7명에 비하면 2배 가까운 수치로 40대 남자의 사망률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수치다.

 사망의 원인은 각종 암과 간질환, 뇌혈관 질환, 교통사고 등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40대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왕성하게 일할 나이이고, 사회의 주도적 위치에 있어야 할 시기이다.

 그런데도 40대 남자들의 사망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국내 의과대학 교수들은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40대 남자들이 처해 있는 사회적 위치나 환경은 스트레스의 연속이고, 그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임을 감안하면 누구나 수긍이 갈 것이다.

 우리 사회의 구조를 보면 직장생활에서도 40대의 위치는 대부분이 중간계층에 속해 간부로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한 상태도 아니고, 하급자로서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놓여있는 셈이다.

 위로부터 짓눌리고 아래로부터 치받히다 보면 쌓이는 것은 스트레스뿐이다.
 더욱이 위로 올라갈수록 승진의 문은 좁아지고 동료 간의 경쟁도 치열해져 잠시라고 한눈을 팔다가는 낙오자가 되기 십상이라 일에만 매달려야 하는 ‘일벌레’가 돼야 할 운명(?)이다.

 단조롭고 일상적인 일의 반복, 자신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일정한 틀 속에서 일에만 몰두하는 40대가 된다. 한치의 오차라도 생기면 마치 자신은 파멸이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강박관념으로 초조하게 살아가는 세대가 이 땅의 40대 남자들이라 해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40대가 짊어져야 할 짐은 너무도 무겁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부모를 모시고,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책임을 져야 하니 경제적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로 40대 남자들은 직장과 가정에서 책임과 의무라는 멍에를 걸머지고 있는 비극적인(?) 세대로 여겨진다. 어느 사회든 40대는 인생의 황금기요, 사회기능면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인생의 40대는 태양의 여정에 비유하면 정오에 해당한다.

 ‘40대는 야심으로 움직인다’는 루소의 말처럼 인생에 있어 가장 왕성하고 의욕적으로 일하는 시기가 바로 40대인 것이다.

 태양이 작열하듯 한창 일할 시기에 있는 40대의 사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불명예는 당사자의 비극일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손실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땅의 40대는 이어받은 전통 위에서 가꿀 것은 가꾸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할 개혁의 주도세력이라는 점이다.

 이 땅의 40대는 지금의 30대를 고생을 모르고 자란 세대로 부러워한다.
 오늘의 40대는 산업화와 공업화를 경험했고, 국내의 이념적 갈등 속에서 성장하면서 강력한 반공의식을 내재화하고 민주사회의 질서를 완성해야 하는 시대적 사명감을 갖고 있는 세대다.

 우리는 지금 국민소득 3만불을 넘어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40대의 패기와 왕성한 활동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과의 지리한 경제적·이념적 분쟁 등을 비롯 미국·중국 등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벽 등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갈수록 높아져 성장이 멈춘 것 같아 답답할 뿐이다.

 지금의 40대는 보수성향의 50대와 신사고세대인 30대의 ‘샌드위치 세대’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아 국가차원의 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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