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과거 청산작업, 국민이 납득해야

승인2019.09.01l수정2019.09.0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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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우리가 과거의 잘못을 들춰내고, ‘××청산’을 부르짖는 이유도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고 발전적 계기로 삼자는데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뀔때 마다 해온 과거 정부의 청산작업은 발전적 계기가 되기는커녕 감정적이고 보복적인 인상이 짙어 역사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개혁과 청산작업은 역사적 과오에 대한 청산의지가 미흡하고 반성이 없으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기합리화(?)적인 사고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곪은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더 깊이 곪게 하는 것 같다.

 청산해야 할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 과오 때문에 지난날 우리의 역사유산은 부정적 요소가 더 많고 정통성이 결여돼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추구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정치도구화된 악법을 개폐하고, 기득 옹호의 장치로 이용된 비민주적, 독재적 사고를 혁신하려는 의지를 보일 때만 정통성이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993년 군정 30여 년(박정희·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을 종식하는 문민정부가 출범했을 때만 해도 집권 5년 내내 우리 사회 구석구석까지 사정의 칼날을 휘둘러 ‘이제는 민주화가 돼가는구나’하는 국민적 기대에 부풀게 했다.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요즘 들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 싶을 정도로 비리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대로 존재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지난 정국의 청산은 그만큼 했으면 됐지 더 이상 할 것이 뭐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름을 거론하기는 좀 곤란하지만 서슬이 시퍼렇던 정치권의 소총수(?)들도 무슨 약점을 잡혔는지 꿀먹은 벙어리로 맥없이 물러나 앉아있는 것 같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민주화시대에 걸맞지 않은 탄압 법규나 억압 장치 등 비민주적 요소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얼마 동안 민주화로 가는 듯하더니 요즘 들어 장관 후보 청문회를 앞두고 일부 후보는 각종 비리가 속속 드러나 역사의 시계가 멈췄거나 뒤로 가는 듯한 느낌마저 들고 있다.

 물론 과거를 계속 거론한다는 것이 역사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말이 전혀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과거에 집착하느니 차라리 미래 지향적인 자세가 훨씬 생산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오를 거론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가능한 한 빨리 청산해 과거로부터 해방돼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과거’라는 족쇄를 채워놓고 미래를 향해 뛰라는 주문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의 청산은 현 정부가 해결해야 할 시대적 당위성이며 국민적 합의사항이다.

 그러하기에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선까지 청산이 되고 개혁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는가. 화제를 좀 바꿔, 북한 이야기 한번 해보자. 속담에 ‘물에 빠진 사람 건져주면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는 말처럼 요즘 김정은의 행동이 꼭 이런 것 같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대적인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쌀 주고, 각종 지원 등을 했으나, 요즘 김정은의 행동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지경이다.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이다’는 말이 머리를 스친다.

 필자가 수차례 “소 한 마리로 이웃 간에 다투지 말라”, “살아가면서 동료들과 다투지 말라”, “미운 자식에게 떡 한 조각 더 줘라” 등 칭찬과 양보·배려를 수차례 부르짖었으나, 요즘 김정은과 아베·트럼프의 행동을 보고 보복·응징해야 한다는 마음이 솔솔 솟아 나올 정도로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과거청산이 보복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필자도 요즘의 북한·일본·미국의 행동을 보면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미군은 국지 전투에서 패하더라도 지휘관이 최선을 다했다고 판단되면 그 지휘관에게 표창을 내리지만 전쟁에 이겼더라도 지휘관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전략적·전술적으로 실패해 필요 이상의 손실을 가져왔다면 징계를 내린다고 한다.
 이는 합리주의에 바탕을 둔 그네들의 전통이며 역사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도 정부가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정한 대북·대일·대미정책 등을 줄기차게 추진해 설사 실패하더라도 보복적인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옳을까?

 

/배성호기자  baesh@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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