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장관 후보 청문회

  • 입력 2019.09.22 17:47
  • 수정 2019.09.23 10:28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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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지난 8월 9일 개각에 따른 장관·장관급 후보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지난 6일 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 청문회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차기 대선후보로도 거론되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모든 당의 힘을 집중하면서 나머지 후보 6명에 대해서는 ‘맹탕청문회’가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야당은 “각 상임위원회서 청문회를 철저히 준비했다”고 밝혔으나, 왠지 김이 빠진 느낌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야당은 모든 당력을 동원해 조국 후보자를 낙마시키려고 했으나, 9일 조국 후보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앞으로의 정국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혼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국 장관의 청문회는 지금까지의 청문회중 가장 많은 언론사의 보도와 각종 의문사항으로 청문회 전부터 엄청난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또 6일 허위 표창장으로 인한 조 장관 처의 기소와 9일 ‘조국 가족펀드’ 운용사·투자사 대표 구속영장 신청이 기각됐으나, 한동안 우리 사회는 불만의 목소리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조 장관 청문회의 국민적 바람은 제기된 각종 사건에 대한 성실한 답변과 공정한 수사, 관련자의 문책 등으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것이었으나, 각종 사건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장관에 임명됨으로써 국민의 바람을 실망으로 바꿔놓은 것 같다.

 지금 성역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검찰의 수사는 승용차로 트럭과 충돌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검찰이 아무리 수사를 제대로 하겠다고 하지만 상급기관(?)인 법무부의 장을 수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검찰의 수사는 대통령의 정치적 수습책 등으로 빛을 잃게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국회의원들이 청문회에서 제기한 몇몇 장관 후보자들의 각종 불법사례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 사실 확인할 길은 없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또 이번 청문회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 사항이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는 한 ‘불신 신드롬’은 쉽게 치유할 수 없는 병임을 정치인들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미 우리는 오래전부터 사회의 구석구석에 부정과 비리가 만연하고, 도덕과 윤리의 규범이 붕괴되고 있음을 보아왔다.

 많이 배웠다는 사람들과 많이 가진 사람들, 힘이 있는 자들의 탐욕이 어우러져 마치 부정의 경쟁이라도 하듯이 배 불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그들의 배 불리기 싸움에서 우리 민초들은 언제나 많은 희생을 강요당해 왔고, 그들의 무대를 빛내주는 말없는 관객이 됐을 뿐이다.

 민초들의 아픔을 달래며 돌보는 우리의 국회는 부정과 비리가 득실거리고 추태의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는 일부 국민의 극단적인 목소리를 듣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정치부 한 중견기자는 “국회의원의 면면을 보면 정치적 역량이나 덕망과 철학이 없는 의원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그들의 상당수가 개인적인 부귀를 위해 권력의 주변에서 눈치나 살핀 후 기회가 돌아오면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청문회에서 각종 비리가 제기된 장관 후보자들과 뇌물 사건 등으로 구속된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면 “관례로 돼있는 걸 가지고 웬 야단들이냐”고 항변하며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재수가 없어 걸려들었다고 억울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기사 그들의 목소리도 일리는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 중 각종 특혜 안 받고 재벌기업으로부터 자금지원 안 받으며 순수하게 자신의 업무를 추진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진실로 우리가 고쳐야 할 마음가짐은 남의 탓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을 쇄신하는 일일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더 부패하기 전에, 치유할 수 없는 무력증에 빠지기 전에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권력자와 지도층, 지식인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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