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다툼이 끊이지 않는 우리사회

승인2019.10.06l수정2019.10.07 10:1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지난 8월 9일부터 9월 6일까지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등 장관·장관급 후보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두고 그 어느 해 여름보다 무더웠던 것 같다.

 여·야는 같은 장관 후보자를 두고 찬성과 반대로 판이하게 엇갈려 언론사에서 35년여 몸담은 필자도 누구의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대학시절 할머니께서 해주신 말이 생각난다.

 친정어머니는 “우리 사위는 여자가 하는 빨래와 아이 우유를 비롯 모든 집안  일을 하는 정말 착한 사람”이라고 하는 반면 시어머니는 “우리 며느리 ×은 남편에게 빨래와 아이 우유 먹이는 것, 집안 일까지 시키는 몹쓸 사람”이라고 욕을 한다는 것.

 한마디로 같은 사람(시어머니는 며느리, 친정어머니는 딸)을 보는 눈이 상황에 따라 극명하게 다르다는 것을 비유한 말일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가 처해 있는 시대상황이 어느 것이 정답인지? 대립과 갈등처럼 혼란스럽다.

 남북문제, 대일문제, 미국과의 문제를 비롯 여야 정치권의 모습이 그렇다.
 힘있는 자와 힘없는 자의 대립이 그러하고, 기성세대와 신세대간의 갈등 상황이 타협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계층 간의 가치기준, 윤리기준, 분배개념, 소유개념의 시각 차이에서 오는 대립과 갈등의 벽은 쉽게 허물수 없는 모양이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의 가치기준을 불신하며 거부하려 하고 있다.

 8·15 광복의 기쁨과 6·25의 비참함, 50·60년대의 춘궁기 가난 등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는 순전히 이런 문제를 관념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난제 중의 하나가 가치기준의 혼란과 국민의식 저변에 깔려있는 불신과 피해의식의 만연으로 세대 간의 갈등 해소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
 지난 군정 30여 년(1961년부터 1993년 2월까지) 우리의 통치자들은 사회가 절대빈곤에서 탈피하면 안정되고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하고 의욕적인 경제개발 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무려 50배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절대빈곤층을 크게 줄였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과 혼란, 국민 개개인의 불만은 과거 빈곤했던 그 시절보다 오히려 심각한 실정이다.

 다시 말해 과거에는 대부분이 가난했는데 비록 내가 과거에 비해 다소 나아졌지만 다른 사람이 월등히 나아졌다는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기 때문에 갈등은 더 심각한 것이다.

 특히 다른 사람 삶의 질이 나아진 이유가 비정상적인 방법이었다거나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면 상대적으로 불만의 심도가 더 깊어지게 마련이다.

 이 시대를 사는 모든 구성원들이 상대적 개념으로 자기 자신은 어떤 권력이나 시대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데서부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와 같이 개인의 이익과 전체의 이익이 불균형을 이루는 데서 빚어지는 구성의 모순을 안고 있다.

 이러한 피해의식은 사회 전체의 구석구석에 만연돼 기회 선점과 한탕주의의 비정상적인 행동양식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고 노사가 극한적으로 대립하며 계층 간 갈등이 심화하는 등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혼란은 바로 피해의식이 깊이 뿌리박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과거와 같이 ‘가진 자’나 ‘힘 있는 자’가 독식하던 시대는 끝났다.
 부와 명예, 권력에 대한 분배정의가 실현될 때만이 사회는 안정될 것이다.
 우리 사회는 개인의 이익과 전체의 이익이 불균형을 이루는 데서 빚어지는 모순을 낳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 한마디 하면 우리나라 전체를 현 싯가대로 매매해 통계층이 발표한 전체 인구 5170만9098명이 고르게 분배하면 1인당 2억6000여 만원이라는데, 10년 후에는 어떻게 돼 있을까?

 

/배성호기자  baesh@gnynews.co.kr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회원약관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웹하드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사화로9번길 13(641-851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163-12번지 3층)  |  대표전화 : 055-294-7800
이메일 : abz3800@gnynews.co.kr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12   |  발행인·편집인 : 김교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오용
Copyright © 2019 경남연합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