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남북, 겨레말 큰사전 편찬 마음 모아야”

한글날 경축식 “분단 70년 남북 말까지 달라져”
이 총리, 중단된 공동편찬 재개 위해 뜻 모으자 역설
“온 겨레 한글로 한 덩이 되도록 더 노력해야”

  • 입력 2019.10.0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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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글날인 9일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을 위해 남북이 다시 마음을 모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573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조국분단 70년은 남북의 말까지 다르게 만들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05년 북한과 함께 남북한 언어를 하나로 종합 정리하는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을 위해 매년 분기별로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으로 남북 갈등이 고조되며 2016년부터는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을 재개하려했지만 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총리는 한글날 축사를 통해 남북이 다시 한 번 뜻을 모으자고 역설했다.

 이 총리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매우 높은 문자해독률과 교육수준을 자랑하는 것은 쉬운 한글과 뜨거운 교육열이 어우러진 결과”라며 “그런 바탕이 있었기에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 총리는 이어 “세계에는 약 3000개 민족이 7000개 언어를 쓰며 산다고 한다”며 “지금 인류가 쓰는 글자는 28가지만 남았고, 그 가운데 누가, 언제,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가 확실한 글자는 한글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또 “지금 세계에는 한글을 배우는 사람이 늘어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가 1997년 4개 나라, 2692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76개 나라, 32만9224명으로 불었다”며 “해외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세종학당도 2007년 3개 나라, 13곳에서 올해는 60개 나라, 180곳으로 바꿨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요즘 우리에게는 세종대왕께 부끄러운 일이 생기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는 거칠고 어지러운 말과 글을 쓰는 일이 늘어나고, 곱고 가지런한 말과 글을 쓰자는 운동이 끊이지 않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전문용어도 쉬운 우리말로 바꿔가야 한다”며 “‘말을 통해 사람들이 한 덩이가 되고, 그 덩이가 점점 늘어 나라를 이루고,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린다’는 주시경 선생의 말을 빌어 “온 겨레가 한글로 한 덩이가 되도록 더 노력해 말이 오르고, 나라도 오르도록 함께 애쓰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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