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경제성장과 환경파괴

승인2019.10.13l수정2019.10.1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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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지난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울산을 방문하면 대통령이 지나는 인근의 공장에서는 검은 연기를 피워 기업이 잘 돌아간다는 것을 보였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 환경문제로 따지면 상상조차 힘든 이야기겠지만 당시는 그것이 좋은 일로 통했던 것이다.

 60대 중반의 필자도 중학교 시절 지리선생님이 영국의 버킹엄이란 도시엔 “낮에도 제조업체의 연기로 해를 볼 수 없을 정도다”는 말을 듣고 잘 사는 영국을 부러워했던 기억을 지울 수 없다.

 1945년 광복 이후 우리는 수많은 변화의 과정을 겪었다.
 6·25의 절망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이란 신화를 창조하고 그 신화의 바탕 위에 서울올림픽이란 세계적인 잔치를 거뜬히 치러낸 대한민국이 아닌가.

 60·70년대 ‘잘살아 보세’라는 새마을 노래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메아리친 가운데 온 국민들은 가난을 추방하고 절대빈곤에서 탈출하기 위해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열심히 땀 흘렸다.

 가난의 상징처럼 돼왔던 초가지붕이 사라지고 전국 곳곳에서 산을 깎고 바다를 메워 공장을 세웠다.

 좁은 길이 넓혀지고 자갈길은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포장을 했으며, 산허리를 잘라 고속도로를 뚫었다.

 우뚝 솟은 공장 굴뚝이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요란한 기계소리와 수출선의 뱃고동 소리는 이 땅의 가난을 몰아내는 의지와 함성으로 어우러졌다.

 우리의 정치지도자나 국민들은 절대빈곤에서 탈출하면 사회가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될 것으로 믿어왔기 때문에 모든 정책은 공업화를 위해 경제개발정책이 우선이었다.

 환경의 파괴나 공해문제는 정책의 그늘에 가려졌고, 어느 누구도 이를 거론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그 결과 우리는 1961년 80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국민소득이 1980년대 말에는 4000달러를 넘어섰고, 1990년대 중반 1만 달러, 이젠 3만 달러의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둘 정도로 우리는 엄청난 경제적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우리는 ‘물질적 풍요’를 얻은 대신 ‘생태계 파괴’와 ‘정신의 황폐화’로 삶의 바탕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9월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처음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전국 양돈농가의 삶 자체를 뒤흔들 정도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지난 60·70년대 집에서 기르던 돼지도 이 같은 흉측한(?) 병이 걸리지 않았는데…

 한 학자가 밝힌 “환경파괴가 이같은 무시무시한 병을 유발한 것 같다”는 말이 두려울 뿐이다.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생태계나 오염된 환경은 원상회복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한번 균형을 잃어버린 생태계는 복원이 어렵고 어떤 대가로도 보상받기 힘들 것이며, 자연의 평형이 깨지고 생태계가 허물어지면 지구는 물론 인간도 살아남기가 어려울 것이다.

 고로 우리의 자연은 어떤 이유로도 파괴돼서는 안 되며, 오염으로 인해 중병이 들기 전에 보호돼야 할 것이다. 필자의 고향인 함안군을 한번 둘러본다.

 도내 10개 군부 중 가장 잘 사는 군으로 관내에 기업체가 3000개 이상 들어섰다. 한마디로 읍·면 구석구석 공장설립이 가능한 곳에는 기업체가 들어서 칠원읍과 법수면은 환경문제를 거론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피폐해져 있다.

 입주한 업체의 80%가량이 개별적으로 입주해 환경문제 등 해결하기 힘든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최근 들어 공업화에 밀려 서서히 멍이 들기 시작한 생태계의 병 증후군이 가시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기업체에서 유입되는 공장폐수와 생활오수로 인근의 생태계가 빛과 숨소리를 잃고, 중금속에 오염돼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의 산하는 성장의 부산물인 공해로 치유하기 힘들 정도로 병들어 있는 것이다.

 그 대가로 우리 후손들이 받아야 할 재앙의 징후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혜택 속에서 살다가 다시 자연 속으로 돌아간다. 하늘과 땅, 강과 바다, 이 속의 모든 것은 우리 모두의 삶의 자원이기에 우리 스스로가 잘 가꾸고 보존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배성호기자  baesh@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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