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전략과 삶의 지혜

승인2019.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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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사람은 위기의 순간에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발휘한다. 이것이 역사속에서 가장 잘 나타난 것이 전쟁일 것이다.

 패하면 삶의 터전이 초토화되고 국가는 식민지가 되며, 국민에게는 고난이 기다리고 있다. 이를 필사적으로 막아내기 위해 사고와 체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전쟁에서 두각을 나타내 영웅이 됐다.

 갈리아 전쟁을 수행해 유럽을 평정한 카이사르, 13척의 함선으로 133척의 왜구를 물리친 이순신 장군, 북부 아프리카에서 기발한 전술을 펼쳐 ‘사막의 여우’로 불리게 된 롬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시켜 제2차 세계대전을 끝낸 아이젠하워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뛰어난 전략과 전술을 고안했는데, 이 전략과 전술들은 오늘날 조직사회나 기업은 물론 개인 삶의 전쟁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현명한 리더들은 위기가 닥쳐오거나 쇄신이 필요할때가 되면 전쟁사를 통해 지혜를 구한다.

 이는 세상의 모든 뛰어난 전략이 다름아닌 전쟁속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이사르, 이순신 등 4명을 포함한 명장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모두가 40·50대에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는 것이다.

 카이사르는 부와 권력을 얻은 뒤 41세의 나이에 갈리아 정복에 새롭게 도전했으며, 아이젠하워가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시킨 것은 54세 때였다.

 이들이 불혹을 넘긴 나이에 뛰어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할수 있었던 이유는 충실한 이론 연구와 수많은 실전(경험)을 통해 이길수 있는 방법을 직접 체득, 40-50대에서야 실력을 발휘할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마흔을 넘으면 안정을 추구하고, 오십을 넘기면 보신을 원해 웅크리게 되는지 모른다.

 하지만 30대는 물론 40·50대도 아직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할 때다.

 삶은 전쟁과 같으니 어느 순간이든 승자와 패자로 나뉜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 한가운데서 언제나 우리는 ‘전쟁사’를 머리에 담고 살아야 하며, 그 안에 숨은 전략과 삶의 지혜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화제를 좀 바꿔 보자.

 지금 당장 ‘전략과 삶의 지혜’를 발휘할 시급한 문제 즉 한·일간의 앙금 해소 방안을 독자 여러분과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하자. 강제징용 판결,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목록) 배제,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문제 등 한·일간 갈등의 해소책은 과연 무엇일까?

 이낙연 총리는 지난달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24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특히 지일파(知日派)로 알려진 이 총리의 이번 방문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되고 양국 관계개선의 단초가될 것으로 기대됐다.

 또 이총리는 동아일보 기자시절 도쿄 특파원을 지냈고, 의원 시절엔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수석부회장을 역임하면서 한·일관계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다.

 이와함께 그는 강제징용 판결이후 한일갈등이 장기화하자 유창한 일어 실력을 활용해 일본 정계 인사들을 사적으로 만나면서 상황 관리를 막기 위해 물밑에서 분주히 노력해 왔다.

 양국 언론을 통해 전해진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과 만남 외에도 수시로 일본과 소통했다는 것이 총리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아베 총리가 일왕 즉위식에 참석한 각국 정부 대표와 50여 차례 회담을 가져, 이 총리와는 20여 분의 짧은 만남이라 주요 현안에 대한 의미 있는 의견 교환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한마디로 한·일갈등의 근본 원인인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한 양국의 인식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답답할 뿐이다.

 한국 정부는 한·일양국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로 기금을 조성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일본은 대법원 판결로 한·일청구권 협정을 뒤집은 한국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해야 하며, 한국 법원이 판결 강제이행을 위해 일본 기업의 재산을 현금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해 과연 한·일간의 ‘합의점’을 어떻게 찾아야 지리한 이번 전쟁(협상)에서 이길수 있을까?

 

/배성호기자  baesh@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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