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수입차 비싼 이유 있었네”

차종별 가격할인 한도·지역 공동 배분 등 담합

  • 입력 2008.10.17 00:00
  • 기자명 유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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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차별화 및 고급화 전략으로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에게 선호도가 매우 높았던 수입차 시장의 거품이 드러났다.

수입차 시장에서 딜러(판매원)들이 가격할인 한도를 정하고 판매지역 등을 공동으로 분배하는 등 담합한 행위가 적발돼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BMW자동차 판매딜러들과 렉서스자동차 판매딜러들의 담합행위에 대해 각각 143억 원, 7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시정조치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BMW 판매딜러들은 지난 2004년부터 딜러협의회를 구성해 차종별로 가격할인 한도를 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만 판매하도록 서로 규제해 왔다.

또 일종의 ‘시장 나눠먹기’ 행태로 판매지역을 분배하고 상품권 지급 등의 거래조건을 공동으로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BMW 딜러들은 협의회에서 규정한 사항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서로 감시하기 위해 일반 고객으로 가장, 타 딜러의 판매전시장을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합의된 가격할인 한도 등을 지키고 있는지 체크하는 방법도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제재 받은 7개 BMW자동차 소속 판매딜러로는 코오롱글로텍, 한독모터스, 도이치모터스, 바바리안모터스, 동성모터스, 내쇼날모터스, 그랜드모터스 등이며 이들에 모두 142억64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렉서스자동차 딜러들 역시 지난 2006년 4월부터 딜러회의를 개최해 가격할인을 제한하고 거래조
건을 설정.시행해 왔다.

실제 딜러들이 할인율을 조정해왔던 1년여 간은 매우 낮은 수준의 할인율이 유지된 것으로 집계됐다. 낮은 할인율로 발생한 불공정 이익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빠져나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딜러들의 합의기간 중 판매된 차량별 평균할인율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기간 보다 약 1.6%포인트 하락했다. 할인율 하락은 가격인상 효과로 이어졌으며 공정위는 이들 딜러간의 합의로 한 대당 약 160만 원의 가격이 더해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렉서스자동차 딜러합의에 참석해 담합을 공동으로 주도한 프라임모터, 삼양물산과 디앤티·센트럴·천우·동일·남양·와이엠·중부모터스 등 9개 렉서스자동차 판매딜러들에게 모두 73억98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한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딜러들에게 차종별로 판매가격 리스트를 제시해 이에 따라 자동차를 판매토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수입업체가 유통업자들에게 상품판매 가격을 지정하고 이를 준수토록 강제하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는 현행법 상 법위반행위로 규정되어 있다.

공정위는 다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재판매가격유지 강요에도 불구하고 딜러들이 할인행사를 계속한 점을 감안, 과징금을 부과하지고 않고 시정조치에 그쳤다.

김상준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수입사의 재판매가격유지행위나 딜러들 간 담합행위가 그간 국내에서 수입승용차 가격이 외국에 비해 높게 형성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이번 시정조치로 국내외 수입승용차 가격 차이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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