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산청군 ‘인구는 줄고, 정자(亭子)는 늘고’

승인20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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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욱

 지리산 자락의 청정골 산청. 예로부터 산세가 웅장하고 수려하며 지리산에 자생하는 천 여가지의 산약초로 인해 한방의 고장으로 불리는 산청은 지난 2013 세계전통의약엑스포로 인해 그 명성이 전국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으며, 명실공이 한방의 성지로 도약하고 있었다. 이러한 산청이 지금 해마다 인구가 줄고 있다.

 산청군은전체 인구가 11만에 육박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오래전의 일이지만 그 이후로 자녀들의 교육과 탈 농촌현상으로 급격하게 줄어 지금 산청군의 인구는 지난 5월말로 3만 5000여 명으로 줄었다. 지난 2013년 엑스포의 영향인지 약 200여 명이 늘면서 2017년까지 꾸준하게 적은 인원이었지만 늘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산청군의 인구는 급격하게 줄고 있다. 이에 산청군은 인구 감소 원인을 고령화로 인한 출생보다 세배가량 높은 사망률, 그리고 젊은층들의 인근 도시로의 이주로 분석했다. 젊은층들의 이주는 자녀교육 때문이라고도 했다.

 올해 5월말 현재 산청군의 자료에 의하면 전입 및 출생 등으로 1638명이었으며, 전출 및 사망 등으로 1912명이 산청군을 떠나, 274명의 감소가 있었다. 산청군 지역적 특성에 비교하면 10명의 인구감소는 대도시 약 1000명 수준의 인구 감소와 비견 할 수 있다. 비단 농촌지역의 인구 감소는 산청군의 문제만은 아니다. 인근 지자체도 인구가 줄고 있다는 통계로 여러 지역 간의 향후 고민거리 일 것이다.

 이에 산청군은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다 각도의 대책을 수립하려 하고 있으나 뾰족한 해법은 없는 듯하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방법은 없는 것인가?

 산청군의 경우에는 젊은층을 유입하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많아야 한다. 그마저도 인근 농공단지나 산업단지에 취업을 하더라도 본인들과 자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부족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젊은층들은 산청을 외면하고 있다. 최근 새롭게 입사하는 신규 공무원을 보더라도 거의 대부분이 인근 진주시에 거주지를 두고 있다. 월급은 산청에서 받고 소비는 거주지에 하는 것이다.

 산청읍은 공무원들의 퇴근 시간 후에는 거의 유령도시에 가깝다. 밤 8시 이후에는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그 쓸쓸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산청군은 정자(亭子)를 많이 짖는 걸까? 

 요즘 산청군 관내를 둘러보면 자그만 터가 있으면 어김없이 정자(亭子)가 지어진다. 정자(亭子)는 먼 옛날 선조들이 물 좋고 산 좋은 곳에 정자를 지어 풍류를 즐기던 공간으로, 나그네들의 쉼터로, 주민들이 휴식공간으로 사용 되던 장소이다.

 지금 산청에는 각 읍·면별 마을별로 거의 400 곳이 넘는 크고 작은 정자(亭子)들이 세워져 있다. 어떤 곳은 주민들의 쉼터로서의 역할을 잘 하고 있는 반면, 어떤 정자(亭子)는 주민들마저도 외면한 채 덩그러니 혼자서 자리만 지키는 정자(亭子)도 많이 있다. 작게는 수천만 원을, 크게는 수억대의 정자(亭子)들이 지금 효율성과 자율성이 사라진 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지 2년 동안 산청군이 직접 발주한 정자(亭子)는 총 10건으로 그 예산만 14억여 원을 사용했다.

 이 또한 주민들의 혈세(血稅)인 것이다. 최근 1억 원을 넘는 예산을 들여 산청초등학교 입구 공터에 정자(亭子)를 지었지만 그 이유와 활용도에 많은 주민들이 의문을 가지며 이해불가를 말하는데 떡하니 ‘산호정’이라는 현판을 달고 세워져 있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그 빈자리를 정자(亭子)로 채우는 원대한 계획은 모르겠지만 지역주민들은 정자(亭子)보다는 실질적인 주민들에 대한 복지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주민들은 정자(亭子)보다는 더 실질적인 문화의 혜택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수십억 원 예산이 낭비된다는 느낌의 눈에 보이는 정책보다는 적게 들더라도 주민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그런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산청군의 ‘정자(亭子)정책’은 주민보다는 관외 건축업자들의 삶의 질만 높여주는 꼴이다. 주민들이 외면하는 정책들은 언젠가는 혹독한 평가를 받는다. 지어 놓으면 그만이 아니라 향후 유지 관리 및 보수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보이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교육정책도 더 중요하다. 어린이집을 비롯한 초중고 등 교육기관이 좋아진다면 젊은층의 유입은 순식간이다. 교육 때문에 산청을 떠난 사람들은 더 훌륭한 교육정책으로 다시 돌아오게 만들 수 있다. 이 또한 행정기관에서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인구는 줄고 정자(亭子)만 느는 지금의 산청군의 10년후 의 모습은 아이들이 정자(亭子)에서 뛰어 놀고 나이 드신 어른들과 젊은이들이 정자(亭子)에서 즐겁게 담소도 나누고 쉬는 모습을 기대하면서 산청군이 아니라 정자군(亭子郡)이라는 오명을 벗으며 주민들과 함께 살고 싶은 산청을 소원하는 것은 욕심일까?

 지금 산청군에는 인구는 줄고 정자만 늘어 길 고양이들의 복지는 향상되는, 길 고양이들이 살기 좋은 고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노종욱기자  nju@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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