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웅 칼럼] 우리 모두 대화를 잊었다

  • 입력 2019.12.03 11:33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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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언론포럼 고문 박 소 웅
▲ 경남언론포럼 고문 박 소 웅

 부부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개인의 생활공간이 넓다보니 가족간의 대화가 단절된지 이미 오래다.

 “컴퓨터 꺼라. 그만해라”, “밥 묵었나, 왔나”, “불꺼라. 자자.”이런 말이라도 있었던 것이 1990년대 초반까지는 가족간에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버지와 아들, 아들과 어머니들간에는 이미 대화가 해체된지 오래다.

 모두가 스마트폰이란 괴물을 통해서만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심지어는 교통사고 환자가 병원에 와서도 스마트폰으로 의사에게 아픈 상처부위나 통증을 이야기 한다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집에 강도가 들어왔는데 경찰에 신고 할때도 스마트폰으로 하다가 스마트폰을 찾을 수가 없어 신고도 하지 못했다는 미국 플로리다 템파시의 한 대학생 이야기를 웃을 수 만은 없는 일이다.

 대화가 없는 바람에 수많은 고민과 고뇌의 시간을 혼자 고민하다 결국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OECD 국가 34개국중 자살율이 우리나라가 제일 높다.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지적 힘을 얻기 위해서는 가족간의 대화는 물론이고 친구간의 대화, 스승간의 대화가 필요 하지만 이미 깊은 대화는 단절된 지 오래다.

 생각의 틀이 갇히는 바람에 대화로서 간단하게 풀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데도 폭력이 앞서는 바람에 학교폭력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족간에도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로 대화하는 바람에 부모와 자식간, 형제간의 우애나 효심을 바라는 것은 이미 틀린 세상이 됐다.

 모두가 기계에 의존해서 자기 의사를 결정하기 때문에 복잡한 문제나 재미 없는 일에는 처음부터 끼어들지도 않는다.

 그래서 최근에는 혼자 밥먹는 혼밥족이나 혼자 술 먹는 혼술족 등 이른바 언택트(untact)족이 늘어나고 있다. 사람과 사람 대면 없이 스마트 폰이나 카카오톡으로 모두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2018년 주당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자 이른바 ‘워라밸’이란 저녁이 있는 삶이란 항목을 지키기위해 모두가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면서 이성적 동물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혼자 독불장군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은 이 세상 끝까지 가도 없다. 누군가의 도움과 누군가의 관심 속에 인간 삶이 지탱되고 있다.

 지금 각 대학교에서는 혼합학문 강좌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테면, 공과대학교 학생들에게 ‘헤겔의 법철학’을 강의하거나 플라톤의 이데아와 칸트의 철학을 필수 과목으로 이수하도록 하는가하면 무용과 미술학과에서는 문학 작품속에 녹아 있는 인간의 근원적 목적과 문학이 지향하는 근본 목적이 무엇인가란 강좌를 반드시 이수해야만 졸업을 할 수 있도록 인문학 정신을 교육하고 있다.

 이웃간의 대화는 물론이고 가족간에도 대화가 단절된 채 스마트폰이란 기계와의 의사소통 때문에 다른 인격체와의 만남이 두렵고 귀찮아진지 오래다. 대화가 단절된 가정에서는 밥상머리 교육이란 없어진지가 오래고 있다해도 건성으로 몇마리 주고 받는게 고작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한다해도 인간의 정이 통하지 않는 세상은 결국 타락할 수 밖에 없다.

 윤리와 도덕이 외면된 극단의 이기주의자들이 머무는 곳이란 결국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경우 폴격에 의존한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란 철학시험을 일주동안 치른 뒤 합겨자만이 대학 입학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고등학교 졸업자에게 어려운 ‘철학’ 문제를 풀게하는 것은 생각의 틀을 넓히고 서로 이웃간의 대화와 인간이 갖춰야할 기본적 인격체를 갖추게 하는 것이 공동생활에 필요조건이기 때문에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게한 것이다.

 이같은 것은 나와 관계한 모든 사람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건전한 대화를 함으로써 사회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원초적 인간성을 갖는데 그 본심이 있는 것이다.

 아무런 대화도 없이 기계적인 관성에 의해서만 살아간다면 인간의 기본인 희노애락의 의미는 없게 된다.

 살벌하고 무서운 세상의 시작이다.

이제부터라도 가까운 사람끼리 정겨운 ‘말’ 한마디부터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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