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웅 칼럼] 나는 연결한다. 고로 존재한다.

  • 입력 2019.12.11 16:24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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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는 말은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의 유명한 말이란 것은 다 안다.

 이성을 통한 이해를 강조하면서 의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끝까지 의심하는 방법론을 제시한 철학적 이야기는 너무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그리고 카카오톡과 연결해야만 인간 대접을 받는 세상이 돼서 ‘나는 연결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가 나온 것이다.

 지금은 검색만 할 줄 알지 사색(思索)은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 10명 중 세명(33.2%)은 1년 동안 책을 한권도 읽지 않으며 한국 대학생이 하루 평균 책 읽는 시간은 42분인 반면 인터넷 사용시간은 127분이나 된다는 통계가 나온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민 한사람의 연간 독서량은 0.8권에 불과해 UN 191개국 가운데 166라는 한심한 순위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2018년 10월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바가 있다.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상상의 몫’이 나오지 않고 오직 사지선다형(四枝選多型)의 정답 찾는 기술만 몸에 배여 있어 조금만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에 부딪치게되면 대부분이 포기하거나 외면해 버리는 것이 요즘 젊은 사람들의 특성이다.

 사회변혁의 주체적 자주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20~30대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들은 대부분 핑그(figer : 손가락)족들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란 기계속에 갇혀서 ‘생각의 틀’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생각과 고민이 벗는 인간의 삶이란 황폐한 시간의 연속인 것이다.

 영국의 소설가 에밀리 브론테가 1847년에 쓴 ‘폭풍의 언덕’이란 소설은 인간의 애증을 서정적으로 묘사했지만 인간의 복수심은 생각의 틀을 벗어나면서 모든 사건이 비극으로 끝나는 내용이지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미워하는데는 수많은 생각과 고뇌가 겹쳐서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손가락 하나만 까닥해서 사람의 마음과 사랑의 본질을 이해할 수는 결코 없다. 생각의 폭이 없으면 관심이 없게 된다.

 관심이 없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오직 자기만이 있다면 이 세상은 너무 쓸쓸해진다. 인간은 생각의 존재로서 사회적 유대를 갖고 살아간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던 것이다.

 단답형의 인간 행동은 이웃의 존재가치를 인정할 수 없게 되고 자기만의 도덕적 규범을 실천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런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 책을 읽는데서 출발하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나 스스로가 행동할 수 있는 규범을 인식시켜 인간다운 행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된다.

 2018년 5월 7일에 이태리 밀라노에서 세계에서 발행되는 종이신문 책임자 200여 명이 모여 종이신문이 없어지게 될 것인가를 논의한 바 있다.

 여기에서 아무리 전자신문이나 전자책같은 것이 나온다해도 종이신문은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다짐한 바 있다.

 이것은 신문을 보는 사람은 신문을 보지 않는 사람보다 생각의 깊이가 넓어지고 서로간의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 종이신문 편집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 나온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책을 읽거나 신문을 정독하는 것은 인간이 지키고 가꿔나가야할 규범을 인식하고 행동의 규칙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신문이나 책속에는 다른사람이 경험한 삶의 현장을 건접경험함으로서 자기 스스로가 삶의 지표를 세울 수 있는 계기를 찾을 수 있는 안목을 갖게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생각했던 역사적 진실을 몸소 생각하면서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실천할 수 있는 자주적 주체성을 갖게된다.

 아무리 민첩한 핑그족이라해도 생각이 좁으면 모든 사물을 좁게 볼 수 밖에 없다.

 생각의 지평을 열기위해서는 생각의 폭을 넓혀야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연결의 철학보다 책을 읽는 것이 더욱 인간다워 진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모든 생활의 진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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