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수출전선의 이상징후

  • 입력 2019.12.22 13:08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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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 12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세다. 여전히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석유제품의 단가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달은 대(對)중국 수출에서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대형 해양플랜트 인도가 취소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래도 정부는 지난 10월을 저점으로 감소 폭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수출 물량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점이 긍정적이고, 일본 수출규제 영향도 현재까지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11월 수출 감소에도 전체 수출 물량은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음달부터는 수출 감소 폭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신수출 성장 동력의 호조세가 지속되고, 중소 수출기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및 11년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우리경제는 70년대의 고도성장기를 거쳐 80년대 88서울올림픽은 우리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고, ‘아시아의 4마리 용(龍, 일본 대만 싱가포르)’으로 승천했으며, 온 세계인들은 태평양 시대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로부터 20여 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아왔으며,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는 한국 경제의 성장하는 모습을 경제개발 모델로 삼아왔던 것을 부인할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경제가 언제부턴가 성장속도가 떨어지는가 싶더니 최근에 와서는 곳곳에서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GM사 등 산업현장과 철도공무원 노사(勞使)도 한치의 양보없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따라 수출전선에도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두자리 숫자의 고도성장을 해온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언제부턴가 한자리 숫자로 떨어지고, 5대양 6대주를 누비던 우리 상품이 해외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계속 밀리고 있다.

 다시말해 잘 나가던 한국경제에 이상현상이 있음은 분명하다.

 이러한 우리를 보고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는 것도 사실이다. 얼마전 한 외국신문은 우리의 해외여행과 과소비를 꼬집기도 했으며, 한국은 아시아의 4마리 용이 아니라 지렁이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년 반이 지나 경제활성화를 위한 지원책과 개선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으나, 체감경기는 아직 뚜렷하게 와닿지 않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기업의 현장에서는 노·사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결을 벌여 나라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수출전선에도 분명히 이상현상이 생기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도 우리 상품이 저가의 중국과 태국, 인도 등 동남아 후발 개도국의 공세에 밀려 KO직전까지 몰려 허덕이고 있다.

 지금 우리경제는 국내·외적으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 노·사·정 모두가 힘을 합칠 때다. 노·사는 모두가 한발씩 뒤로 물러나 냉정한 이성(理性)을 되찾아야 할 때다.

 지난 70·80년대 오직 노동력 하나만으로 황량한 경제의 불모지를 옥토(沃土)로 바꾸었던 기업인은 어디로 갔는가?

 ‘메이드 인 코리아’의 우수성을 심어주기 위해 생산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던 우리의 근로자와 한푼의 달러라도 더 벌기 위해 열사(熱沙)의 나라 중동에서 촛불을 켜고 밤낮없이 일하던 근로자를 비롯 희망찬 내일을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 보릿고개를 극복한 선배님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최선을 다할때 한국의 경제기적(經濟奇蹟)은 다시 이뤄낼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도 변하지 않은 그때의 한국인이고 근로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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