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50년 맞춤양복 올곧은 고집 ‘Prezzo Massimo’

창원에 얼마 남지 않은 맞춤전문양복기술자가 운영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한 패턴과 손길 더해져 제작
변명 없이 ‘신뢰·신용’ 경영철학 50년 세월 이어와

  • 입력 2019.12.22 17:34
  • 수정 2019.12.25 16:16
  • 기자명 /이오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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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전문양복기술자의 손길을 거친 양복들이 전시돼 있는 ‘Prezzo Massimo’ 샾 내부 모습.
▲ 맞춤전문양복기술자의 손길을 거친 양복들이 전시돼 있는 ‘Prezzo Massimo’ 샾 내부 모습.
▲ ‘Prezzo Massimo’ 김규환 대표가 새로운 양복 디자인을 구상하고 있다.
▲ ‘Prezzo Massimo’ 김규환 대표가 새로운 양복 디자인을 구상하고 있다.
▲ ‘Prezzo Massimo’의 김규환 대표.
▲ ‘Prezzo Massimo’의 김규환 대표.

 1969년 6월은 ‘Prezzo Massimo’ 김규환 대표가 인생의 진로를 확정짓던 날이었다. 경남 고성읍 죽대리에서 출생한 김 대표는 지인 권유로 양복기술을 배우기 위해 당시 마산 ‘모모양복점’에 첫발을 딛으며 고된 양복기술 수업을 시작했다.

 양복기술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인이 시키는대로 허드렛일부터 기술자 어깨 넘어로 배워야 하는 견습생을 거쳐 바지(하의)제조, 조끼제조, 상의제조. 재단 등 총 5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양복기술자가 된다.

 이 과정은 최소 15년을 거치지만 정작 고객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피나는 연구를 거듭해야 고객이 인정하는 맞춤양복전문기술자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고객의 바람에 충족을 주려면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야 자신을 잊지않고 찾아주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같은 수련과 심도있는 노하우를 겸비한 김규환 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한민국 양복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패션의 나라 이태리, 핀란드, 대만 등지를 방문해 우리나라 기술자들이 터득하지 못한 기술을 배우고 우리 기술을 전수 시키는 기술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80년대 후반부터 일기 시작한 프렌차이즈(기성복 매장)양복점이 맹위를 떨치며 맞춤양복점을 공략해 오는 바람에 한 두곳씩 문을 닫는 양복점이 늘기 시작했다. 현재 맞춤전문양복기술자가 운영하는 곳은 마산·창원 2~4곳 정도라고 김 대표는 귀띔했다.

 김 대표는 “지금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원단이 인정받고 있지만 70~80년대에는 경남모직, 대한방직, 제일모직 등 10여 곳이 활성화 돼 맞춤양복 패션계를 쥐락펴락했다”며 “이들 역시 프렌차이즈 양복점들이 값싼 중국제품을 애용하는 바람에 3분의 2이상이 폐업을 하고 말았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수긍하는 김 대표는 “프렌차이즈 기성복의 장점이 있다면 고객의 시간 절약과 맘에드는 디자인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지만 기본사이즈 대로 일률적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몸에 맞는 꼭 필요한 사람만이 유용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품평했다.

 반면 “맞춤양복전문가가 제조한 양복은 고객 취향대로 원단선택, 디자인, 사이즈 등 고객이 선호하는 양복을 제조하기에 만족감을 줄 수 있다. 단 맞춤에서 가봉을 거쳐 납품까지는 약 1~2주가 소요되는 단점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터내셔널 호텔내에 본점을 둔 ‘Prezzo Massimo, 프레죠 마시모’는 원래 제일상가에 자리하면서 상호도 ‘제일양복점’으로 명명했지만 많은 외국인들이 내방하는 곳으로 매장을 옮기면서 호텔 관계자가 호텔 이미지를 생각해 외국 상호가 어떻겠느냐는 권고에 ‘프레죠 마시모’라고 정했다. 그렇지만 발음이 어려워 상호를 외우지 못하는 고객들이 더러 있다”고 웃음을 보였다.

 하지만 ‘프레죠 마시모’ 양복점은 50~60대 마산·창원 중소기업대표들이 주 고객 층을 이루고 있기에 김 대표는 단골고객들에게 ‘수제 비스포크 핸드메이드 맞춤정장 맞춤양복 잘하는 곳 100% 수제맞춤정장’의 최고라는 수식어를 통해 상호를 확실하게 기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저희 ‘프레죠 마시모’를 방문하시면 먼저 상담으로 용도와 계절 예산에 맞게, 원단·제작방식·디자인·원단 등 선택을 의뢰받아 고객님 바디 사이즈를 측정, 재단 후 가봉을 하거나 바로 직봉으로 제작하기도 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고급양복은 중가봉을 거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비스포크, 100%수제, 풀 핸드메이드 혹은 비접착 손바느질 제작 방식은 사람들이 흔히 알고있는 진정한 수제맞춤정장 제작방식”이라며 “맞춤양복 장인들이(장인·명인·명장) 직접 한 땀 한 땀 공을 들여 제작하며 오로지 한 분만을 위한 패턴이 만들어지고 전문가 손길이 더해져 진정한 나만의 정장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또 “같은 원단이라도 어떤 재단사 손길을 거치느냐에 따라 가격과 만족도가 천차만별”이라며 “기성복 착용감에 익숙해진 분들에게는 다소 어색할 수도 있고 때로는 낯설어하시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는 맞춤정장이라는 간판은 걸었지만 비스포크 수제정장 제작이 안되는 맞춤정장 브랜드도 많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비스포크 방식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거나 아예 취급하지 않는 곳은 피하시기 바란다”며 “그것은 비스포크 제작을 못하는 업체의 변명이라고 보면 틀림없다”고 말했다.

 원단 정보에 대해 김 대표는 “보통 울이라고 하면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기르는 양에서 얻은 털이 울이고 캐시미어는기온이 춥고 척박한 몽골이나 티벳같은 곳에서 자라는 양에서 채취한 털이 캐시미어다. 그렇다면 캐시미어가 왜 고가인가? 그것은 공급보다 수요가 월등히 많아서다. 또 울 수에 대한 숫자는 100그램 양모로 120야드 길이로 실을 뽑아내면 120수, 150야드 길이로 뽑아내면 150수, 우리가 요즘 흔히 접하는 180수는 180야드 길이로 뽑아낸 것을 말한다. 따라서 원단의 수가 많아질수록 원단의 두께는 두꺼워진다”는 정보를 일러주었다.

 김 대표는 “경영철학 ‘신뢰·신용’으로 50년 세월을 통해 맞춤전문양복기술자 즉, ‘장인·명인·명장’ 닉네임을 얻었지만 한우물만 파온 올곧음이 이대로 묻혀 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선다”고 표명하며 “지금이라도 내 경영을 이어갈 수 있는 후계자를 물색하는 것이 저에게는 커다란 과제다. 따라서 정통양복기술을 전수 받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언제라도 매장을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프레죠 마시모’는 창원시 성산구 중앙대로 69(중앙동 호텔 인터내셔널 1층, 263-9837, 010-6444-0118)번지에 자리하고 있다.

 

 ■ ‘Prezzo Massimo’의 명성을 엿볼 수 있는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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