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우리사회의 X세대

  • 입력 2020.01.12 12:18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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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우리사회도 신세대 즉 ‘X세대’가 변화와 혁신의 주역이 돼가고 있다. 

 특히 이들은 빈곤을 경험한 기성세대와는 근본적인 가치관의 차이가 있다.

 인간이 조직사회를 형성하면서부터 기성세대와 신세대간에는 갈등이 있었지만 요즘처럼 급격한 가치관의 단절현상이 나타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일본에서는 이미 80년대 중반에 기성세대와 근본적인 가치관의 차이를 보이는 20대 전후세대를 신인류(新人類)라고 불렀다.

 이들은 일본이 대동아전쟁 패전 이후 기성세대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이룩한 경제부흥으로 풍족한 물질문명에 젖어 빈곤을 모르고 자란 세대들이다.

 우리도 70·80년대 이후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물질적 풍요속에서 나날이 발전해 가는 교통·통신수단으로 인해 엄청난 지식과 정보, 다른 문화의 홍수속에서 성장한 이들 세대는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을 부인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 전통·보수주의를 선호하는 기성세대는 별난 ‘X세대’를 비난의 대상으로 삼았지만 이제는 그들에 대한 이해와 수용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 같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모르고 자라난 신세대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항상 새로운 일을 찾는다.

 이들은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격식에 구애받는 것을 싫어하고 솔직한 인간관계를 요구하기 때문에 기성세대는 이들을 ‘버릇없는 세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들 신세대는 다양한 것을 추구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며 모험을 함으로써 변화를 좋아한다.

 이들은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분명하며 대담하다. 싫은 것이 분명함으로 내키지 않는 일은 왠만하면 하지 않고, 시류에 민감하며 항상 새로운 변화에 관심을 갖는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의견을 표현하는 신세대, 각종 외국어에 능통하고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신세대, 기성세대들은 생각지도 못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신세대, 이러한 신세대는 우리사회를 이끌어 갈 내일의 주인공이다.

 그래서 이들 신세대는 기성세대가 예측하기 힘든 어려운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일본의 ‘신인류’세대와 우리의 ‘X세대’의 출현시기는 약간 차이가 있으나 근본적으로 그들의 가치관에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이들은 물질보다는 정신과 여가를 선호하며 일과 회사보다는 ‘나’와 ‘가정’을 중요시한다.

 더욱이 가정에서 수직관계보다는 수평관계를 중요시하는 가치관은 바로 경제발전과 함께 정보화 사회, 핵가족화를 이룬 기성세대의 결실인 것이다.

 그들의 행동기준이 되는 개인주의는 결코 우리가 염려하는 이기주의는 아니다.
 그들은 헤어스타일에서부터 패션스타일까지 철저하게 개성적이고 서구의 개인주의를 따르고 있다.

 따라서 한·일 양국간에 청소년들의 교류가 확산되고 거리가 가까워질 때 다가온 2020년대는 변화와 혁신의 주역이 바로 이들 ‘신세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필자도 60대 중반을 넘어서고 보니 우리사회의 ‘X세대’들에게 모 대학 교수가 비교분석한 ‘육체연령과 정신연령’에 대한 연구를 꼭 들려주고 싶다.

 육체연령은 28세를 정점으로 하강하기 시작하고, 끈기 즉 스태미나는 35세가 절정기다. 재능은 43세를 고비로 떨어지고 육체적 능력은 50세에 접어들면 현저히 저하된다.

 그러나 정신연령은 다르다. 기억력은 23세 전후가 절정기이고, 상상력은 30·40대가 가장 왕성하다. 창조력은 45-60대 사이이며, 추상력·종합력·판단력은 50-70세 사이에 절정을 이룬다.

 이 자료에서 흥미로운 것은 로마제국의 멸망 원인중의 하나가 ‘노인인구의 천대’였다는 사실이다.

 로마제국은 전성기때 40대 이상의 장년층을 필요없는 ‘밥벌레’로 취급, 왕성한 상상력·창조력·판단력을 사장(死藏)시켰기 때문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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