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바닥 차례 지낸 문중원 유족 “마사회 해체”

‘마사회 부조리’ 폭로
장례도 못치뤄
마사회측 “책임없다” 일축
진상위 대정부투쟁 예고
승인202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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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서울 세종로 소공원 앞에서 열린 고 문중원 열사 설 전 해결무산과 이후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과 유가족이 마사회를 규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본지가 보도한 ‘한국마사회 6번째 사망자 절규’ 기사 이후, 58일이 지난 현재까지 고(故) 문중원 기수 사망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둘러싼 유족 측 협상단 교섭이 무산됐다. 

 유족은 근본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진 투쟁을 끝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고 문중원 기수 진상규명과 책임차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이하 대책위)는 마사회가 설 연휴까지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대정부투쟁에 나설 것이라 예고했었다.

 대책위는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의 고 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월초 부산 뿐 아니라 과천, 제주에서도 집중 실천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며 “마사회와의 교섭이 의미가 없다면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정부를 향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을 파면하고 노동자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적극 대책을 마련하라”며 “오만방자함으로 똘똘 뭉친 마사회를 해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사회와 협상단 간 교섭은 지지부진하다. 유족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공공운수노조는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마사회의 공식 사과 및 유족 보상 등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를 비롯한 시민대책위는 4박 5일간 과천 공원에서 청와대 앞까지 26km 오체투지를 하는 등 설 전 교섭 타결을 목표로 싸웠으나 무산됐다. 

 대책위는 “경마기수를 불안정하고 불의한 조건에 밀어넣고도 기수들이 개인사업자라며, 법이 그렇다며 사람을 죽여놓고도 책임이 없다고 한다“며 ”경마시행세칙은 마사회장 전결로 언제든지 개정할 수 있다. 고인 아버님이 ‘내 아들 중원이 한’이라며 제도개선을 호소하지만 교섭은 진전이 없다”고 분개했다. 

 대책위 공동대표 송경용 신부는 “함께 한 동료가 죽었는데 동료 시신이 길거리에 있다. 이게 마사회가 죽음 대하는, 존엄한 생명을 대하는 태도”라며 “이런 공공기관은 더이상 존립할 이유가 없다. 마사회가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에서 기수들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한 명숙 활동가는 “누가 죽어도 죽을 수밖에 없었던 구조다. 다단계 갑질 구조, 인권침해, 부당지시는 마사회법이 조장하고 보장하는데 마사회는 기수들과 상관없다며 발뺌 중”이라며 “대책위는 문중원 사망 사건만이 아니라 모든 사건과 사항을 검토해 신고, 진정, 고소 등 모든 수단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29일 새벽 5시께 기숙사 옆방 동료 화장실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시신 옆에는 A용지 3장분량 유서가 있었다. 컴퓨터로 작성한 유서 원본 뒤에는 “이거 내가 쓴것 맞아요, 혹시 프린트한 것이나 조작됐다고 할까 봐 글씨가 엉망이라, 진짜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부디 날 아는 사람들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복사본 맨 뒤에도 수기로 “혹시나 해서 복사본 남긴다. 마사회 놈들을 믿을 수가 없다. 내 유서가 없다하면 꼭 A형한테 전해주라”고 당부했다.

 유서에는 ‘불공정채용’·‘부정경마’ 등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조교사의 부정 경마 지시를 거부하면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면허 딴 지 7년이 된 사람도 안 주는 마방을 갓 면허 딴 사람들한테 먼저 주는 이런 더러운 경우만 생기는데 그저 높으신 양반들과 친분이 없으면 안된다”며 “내가 좀 아는 마사회 직원들은 대놓고 나한테 방법을 일러줬다. 그것은 마방 빨리 받으려면 높으신 양반들과 밥도 좀 먹고 하라는 권고였다”고 적었다. 

 

 

/이오용기자  loy@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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