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웅 칼럼] 누워잘 때 이불에 부끄러움이 없었나

승인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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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웅 경남언론포럼 고문

 이조 선조 때 유학자인 김집(金集)의 묘비명에는 “혼자 갈 때 그림자에 부끄러움이 없고, 혼자 잘 때 이불에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고 적혀 있다.

 새로운 세계가 밝아 왔다.

 탐욕에 찌든 채 남을 해코지하고 나만 잘 살겠다고 온갖 광기를 부리던 그 어두운 마음을 이제는 하나씩 내려놓고 한 해를 시작하자. 정치는 지금 좌, 우로 나눠서 사생결단으로 싸우고 있다. 진절머리가 난다. 갈등과 반목의 한복판에 진영논리가 판을 치고 있다.

 사익(私益)의 극대화, 파당의 편향성, 과거를 앞세운 집단린치가 과거에는 수시로 진행된 것이 사실이다.

 팩트(fact)에 기초한 진실된 정의가 새해에는 진행돼야함에도 불구하고 파당의 편향된 진영논리가 사방에 도사리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 내부에서는 상대를 없애버려야 자기가 사회의 주체자로서의 책임을 갖는다는 과대망상증 환자들이 도처에 날뛰고 있는 것을 보면 새해도 사회적 갈등을 계속될 조짐이다.

 통합이란 말을 하면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 삿대질이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배급사회(?) 진행에 어긋난다고 집단 린치를 가했던 것이 지난해였다.

 2018년에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SDSN(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조사한 ‘세계행복지수 보고서’를 보면 유엔 191개국 가운데 대한민국이 57위로서 아시아에서는 꼴찌로 분석된 바 있다.

 마태복음 5장 3절에는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너의 것이요’라고 가르치고 있는가 하면 불교에서는 탐(貪), 진(瞋), 치(癡)를 버리고 청정한 마음을 가질 것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여전히 사회곳곳에서 제 잇속 챙기기에 바쁜 나머지 상대방만 없앨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 내부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만 잘 살면 되고 내가 지향하는 정치집단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기를 바라고 있다.

 위정자들은 말끝마다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게”된다고 소리치면서도 절차적 정의는 실행된 적이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새해부터는 서로가 겸손해지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한다. 새로운 마음을 가지기 위한 ‘생각의 근육’을 좀 성실하게 키워나가는 각오가 필요하다. 독불장군은 오래 살지 못한다. 사회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가 도울 수 있는 ‘겸손한 존재’로서 사상의 자유시장을 열어가야 한다.

 4월 총선 때문에 사회는 더욱 소란해지고 있다. 서로가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소란스런 투쟁의 대열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선(善)한 마음을 갖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의 기본이다.

 무엇보다 가진 자의 거드름과 오만, 편견 그리고 모든 것을 투쟁만능으로 생각하는 노동자의 횡포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정화돼야한다.

 지금 사회는 눈부신 4차산업 혁명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5G세대가 사회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해 지방자치단체는 수축되면서 그 기능이 심각하게 축소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오히려 공무원 수를 늘려 이른바 ‘잉여 공무원’을 양산하고 있는 것은 관료주의의 한 병폐로서 새해부터 대두되고 있다.

 지금 우리 삶의 현장은 심각한 소용돌이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여기다 정치적 진영 논리는 적대와 증오를 부추기면서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사람이 지켜야한 기본적 도덕감마저 초토화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역사는 언제나 긴장과 갈등 속에서 새로운 혁신의 동력을 창조해왔다. 결국 사회는 멈추지 않는다. 새로운 시간, 새로운 환경이 시작된 사실은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는 증거다. 따라서 사유(思惟)의 지평을 넓히면서 생각의 습관을 하나씩 바꿔가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다.

 그러나 환경이 바뀐 데도 불구하고 과거의 타성에 젖어 사상의 편견에 빠진 채 상대방을 까닭 없이 괴롭히고 업수이 여기는 치명적 횡포는 단호히 배제돼야한다.

 그것은 ‘나’부터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투철한 정의감을 가질 때 실행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김집의 묘비명을 상기시켜 본 것이다.

 

/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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