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면접 본 홍준표·김태호

출마지 컷오프 기류 감지
홍 전 대표 “또 컷오프 당하면
정계은퇴·무소속 출마” 시사
김 전 지사 고향 출마 의지 확고

  • 입력 2020.02.20 19:48
  • 기자명 /백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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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험지 출마’를 요구받는 미래통합당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20일 각각 단독으로 공천 면접을 봤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통합당 공관위 회의장에서 면접 심사를 받았다. 예정 시간보다 훨씬 긴 약 20분 동안 진행됐다.

 면접에서 공관위원 1∼2명이 서울 강북지역 출마를 거듭 요구했지만 홍 전 대표는 “지금 와서 어떻게 나가겠느냐”며 “너무 늦었다”고 전하면 사실상 서울 출마를 보이콧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고향 출마’를 위해 공천을 신청한 홍 전 대표를 찾아가 서울 출마를 요청했고, 홍 전 대표는 “서울 못지않은 험지가 양산”이라며 양산을 출마 의사를 타협안으로 제시했었다.

 홍 전 대표는 면접에서 “저는 수도권에서 20년 이상 당에 봉사를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이번에는 양산을에 가서 PK(부산·경남) 지역 선거를 해보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나는 고향 출마를 한번 컷오프당한 셈이고 양산을까지 컷오프(공천 배제)를 두 번 당할 이유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컷오프를 두 번 당하면 정계 은퇴나 무소속 출마 중에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제 공관위에서 판단을 어떻게 할지 기다려 보겠다”고 말다.

 홍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도 서울에 인재가 없어 고민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양산 대전’으로 출마하는 것이 기정사실이 돼 있다. 또 그곳에는 PK40석이 걸려 있지만, 여기는 1석”이라고 강조했다.

 면접이 끝난 뒤 홍 전 대표는 황교안 대표의 종로 선거사무실을 찾으려 했지만 황 대표 쪽에서 일정을 취소하면서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아직 공천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만남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홍 전 대표는 “밀양으로 내려가 공관위 결정을 보고 마지막 선택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태호 전 지사도 15분 동안 진행된 면접에서 공관위원들에게 “현재 지역구의 출마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이 있는 산청·함양·거창·합천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PK 험지’로 꼽히는 창원 성산이나 김해을 출마가 공관위 내부에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공관위에서 다른 지역을 공천할 경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한번도 당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고, 공관위 결정에 따라 제 입장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저는 노무현 대통령의 성지라 할 수 있는 김해 봉하마을에서 누구나 ‘가면 죽는다, 가지마라’ 했지만 당의 명령을 받고 두 번의 승리를 당에 안겨드렸다”며 “도지사 선거 끝나고 고향에 머물며 이제 초심의 마음으로 다시 이곳(고향)에서 좀 더 진지하고 성숙한 정치를 시작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마음이 무겁지만 민심은 정치공학을 넘어서고 있다. 험지 출마를 안 하면 당을 이해하지 않고 나라 생각을 안 하는 것이고, (험지에) 출마하면 다르게 생각하는 이분법의 논리도 적용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아직까지 저는 당을 한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컷오프되더라도 무소속 출마에는 선을 그었다.

 공관위원들은 이들을 면전에 두고 ‘컷오프’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김형오 위원장은 이들에게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는 다른 공천 신청자들과 달리, 명찰에 공천을 신청한 지역구명이 적혀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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