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28 민주화운동 60주년을 맞이하는 자세

승인2020.02.27l수정2020.02.2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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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윤자 국립산청호국원 현충과장

 요즘 우리 주변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국민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 어려움을 남의 집에 불구경하듯 남의 탓으로 돌릴 때가 아니다.

 우리 국민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나의 일로 생각하고 한 목소리로 역량과 지혜를 모을 때 코로나19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리라 본다. 

 28일은 대구에서 일어난 우리나라의 최초 민주화운동 60주년이 되는 기념일이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 야당의 선거유세를 방해하기 위해 내려진 일요일 등교 지시에 항의해 대구 8개 고등학교 학생들의 시위로 시작됐다.

 이 시위는 단순히 일요일에 강제적으로 등교지시가 내려져 발생한 것이 아니라 3·15선거를 앞두고 이승만 정권의 극에 달한 무능과 부정부패가 절정을 이루고 국민들의 생활이 빈곤과 불법적 인권유린으로 매우 힘든 상황에서 일어난 민주적 저항운동이었다. 

 8개의 고등학교 1720여 명이 거리로 쏟아져 민주주의를 외쳤고 3·15선거일이 다가오자 고교생들의 시위는 일반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 전국에서 시위가 펼쳐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0년 3월 15일에는 곳곳에서 부정투표가 자행됐고 그러던 중 마산시청에서 사전투표함이 발견돼 이를 본 시민들은 “부정선거 물러가라”며 항의하자 경찰은 무차별 발포를 자행했고 당시 실종됐던 김주열 군의 시체가 마산중앙 부두에 떠오르자 시민들의 분노는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결국 서울의 4·19 혁명으로 치닫게 됐으며 당시 이승만 독재 정권은 무력으로 시민을 탄압하고 비상계엄령까지 선포했지만 대규모 군중들의 분노 앞에 결국 물러나게 됐다. 

 이처럼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으로 기록될 2·28민주운동은 부정부패와 독재권력에 대항한 학생들의 외침이 시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3·15마산의거가 되고 4·19혁명이 되고 나아가 6·10민주항쟁과 5·18민주화 운동의 씨앗이 될 수 있었고 이 땅의 오랜 민주화 역사의 시작이 사회적으로 가장 연약한 학생들에게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정부는 2018년 2월 28일을 대한민국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2·28민주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큰 이정표가 됐다. 2·28 대구 학생 민주의거는 순수 학생운동적 성격, 민주운동기념사업회의 늦은 발족과 홍보부족 등으로 마산의 3·15의거나 서울의 4·19 혁명과 달리 국가기념일 지정이 늦었지만 대한민국 최초로 일어난 민주운동 정신을 후세에 계승하는 계기가 됐다. 

 28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제60주년 2·28민주운동 기념식이 예정돼 있었으나 국가보훈처는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정부 주도 기념식을 취소하게 됐다. 

 지난 1960년 2월 28일 대구시민들은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에 맞서 싸워 민주주의 발전에 초석을 이뤘듯이 어려운 역경을 이겨 나가기 위해 그 숭고한 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정신을 어려운 시기에 계승 발전시켜 의연하고 슬기롭게 대처해 나간다면 코로나19보다 더 큰 시련이 닥쳐와도 빠른 시일 내 일상생활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 

 독재의 칼날 아래에서 정의와 자유를 갈망했던 학생들의 용기에 감사하며 2월의 마지막 날은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의 의미와 소중함을 느껴보는 뜻깊은 하루가 됐으면 한다. 

 

/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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