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3.15의거와 부마민주항쟁 재조명

  • 입력 2020.03.01 12:19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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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되풀이되지만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역사도 많을 것이다.

 지난 1960년 ‘3·15 부정선거’와 같은 얼룩진 역사는 한번의 과오로서 족하다.

 ‘5·16 군사혁명(1961년)이나 12·12 사태(1979년)’와 같은 정치군인의 등장은 또다시 되풀이되지 않아야 할 역사이다.

 이 땅에서도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해 1960년의 3·15의거와 4·19혁명, 1979년의 부마민주항쟁, 1980년의 5·18 광주사태(광주민주화운동)를 거치면서 수많은 피를 뿌렸다.

 그 결과 ‘6·29선언(1987년·대통령 직선제)’을 얻어 30년 군정을 종식시켰다.

 독재와 불의에 항거해 자유와 민주를 부르짖던 부마민주항쟁이 있은지도 40여 년이 지났다.

 유신철폐와 독재타도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던 민초들의 행렬이 한시대를 마감한 그날 부산·마산의 아우성이 곧 한국의 역사에 획을 긋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꽃 피고 새가 우는 3월이면 필자 정도 나이의 마산에서 초·중·고를 다닌 사람이면 누구나 3·15의거와 부마항쟁의 역사적 재조명과 명예회복을 원하고 있을 것이다.

 3·15의거가 발생한지도 올해로 60년이 지났다.

 당시 의거에 참여한 민초들은 아직도 상당수가 마산과 인근지역에서 살아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보상과 명예회복은 미미한 실정이라 우리시대에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로 남아 있다.

 사실 그동안 3·15의거 재조명에 대해 과거에 집착하고 과거를 계속 거론하는 것이 역사의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일부 계층의 반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과거라는 족쇄를 묶어두고 미래를 향해 뛰라는 주문은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있었던 ‘역사적 과오’를 솔직히 시인하고 겸허한 자세로 반성함으로써 ‘실패’를 역사발전의 교훈으로 삼아야 하지 않겠는가?

 국가보훈처는 올해 보훈예산안으로 지난해 대비 1095억원(2%) 증액된 5조6211억원을 편성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국가유공자 보상금·수당 인상 및 의료환경 개선, 6.25 참전용사, 4.19 혁명, 5.18 광주 민주화운동 등 기념사업에 초점을 맞춰 2020년 보훈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마민주항쟁 사업 예산은 제로이고 2.28대구민주화운동과 3·8대전의거, 3·15의거 사업도 편성된 예산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마민주항쟁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 체제에 항거한 민주화운동으로 5·18광주민주화운동과 6·10민주항쟁으로 정신이 이어졌으며 군사정권 철권통치 18년을 끝내는 계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마산지역의 뜻있는 주민들은 “이미 역사적 평가가 완료돼 공인된 대한민국의 민주화운동은 그 경중에 차이가 없다”며 “모든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동등하게 인정하고 그 숭고한 정신을 기념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1979년 10월 16일부터 닷새간 부산과 마산(현 창원시 마산합포구·회원구)에서 일어난 부마민주항쟁은 지난해 10월 경남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정부주관 기념행사로 치러져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후 처음으로 참석했다.

 그러나 한국 현대사의 4대 항쟁(부마민주항쟁을 비롯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중 유일하게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지 않은 탓에 그동안(지난해 9월 정부행사로 지정) 정부 주관 기념행사로 치러지지 않고 부산·창원지역의 부마민주항쟁 기념사업 관련 단체들이 기념식을 연 것이 전부였다.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한다. 민주화로 가는 우리의 현대사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 땅에서도 민주의 꽃을 피우기 위해 1960년 3·15의거의 아우성이 곧 한국의 역사에 획을 긋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아무도 부정할수 없을 것이다.

 유신독재가 종언(終焉)을 고한 전승비적(戰勝碑的)사연을 담은 마산항쟁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과 명예회복은 우리시대에 꼭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소중한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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