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성산, 진보 후보 단일화 좌초

원로·시민사회인사, 단일화 촉구
두 언론사 여론조사 합산 방식
여영국, “조건없이 수용” 입장
이흥석, 단일화 협상 중단 선언
석영철 “안타깝고 실망스럽다”

  • 입력 2020.04.07 18:42
  • 수정 2020.04.07 19:32
  • 기자명 /문병용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흥석 창원 성산구 후보.
▲ 더불어민주당 이흥석 창원 성산구 후보.

 개정 선거법으로 도입된 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 치러지는 첫 선거인 이번 4·15 총선에서 범진보 진영의 지역구 후보 단일화가 불발되고 있다.

 7일 창원 성산구 국회의원 민주 진보후보 단일화를 위한 창원시민 사회, 노동 인사 모임은 8일 나올 예정인 창원KBS와 경남MBC의 여론조사를 합산해 앞서는 후보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조건없이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더불어민주당 이흥석 후보는 “단일화 협상을 접는다”고 밝혔다.

 민중당 석영철 후보는 “두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되면 정치적 결단을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이흥석 후보는 이날 “6일 밤늦은 시간까지 단일화에 대한 협상을 했지만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더 이상 진보 진영 단일화에 대한 의지가 없음이 확인됐다”며 “이제 저 이흥석은 앞만 보고 가겠다. 현명하신 성산구민 여러분만 믿고 가겠다”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 후보는 “다시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미래로 나아 갈 것인가. 이번 총선에서 적폐 세력이 승리를 하거나 군소 정당 후보들이 승리를 한다면 또 다시 국정은 발목을 잡히게 되고, 새로운 미래를 위한 국정 개혁은 멈추게 될 것”이라며 지지를 주장했다.

 그는 “국회는 또 다시 식물국회가 되고, 정치권은 혼돈의 정쟁에 휩쓸리게 될 것이고, 결국 피해는 그들을 선택한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며 “지금은 혼란이 아니라 안정을 찾아야 할 중차대한 시기이며, 다같이 힘을 모아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민주당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도 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민주당, 허성무 창원시장도 민주당이다. 이제 국회의원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창원시민들이 더 행복해 질 수 있다”며 “촛불 시민혁명의 정신으로 적폐 세력의 당선을 막고,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창원 지역 시민사회, 노동계가 성산구 범진보 진영 후보자 단일화를 촉구하며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해 달라는 뜻을 밝혔다.

 성산구 국회의원 민주 진보후보 단일화를 위한 창원시민 사회, 노동 인사 모임은 이날 ‘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을 적폐 세력에게 주는 역사의 죄인이 돼서는 안 된다’는 권고문을 통해 단일화 방안을 제안했다.

 권고문은 “지난 6일부터 8일 사이에 발표되는 창원KBS, MBC경남의 여론조사 결과 발표치를 가지고, 가장 높은 지지도(당선 가능성이 아님)를 받은 후보자로 단일화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이들은 “창원KBS, MBC경남 두 언론사 만의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서 평균치를 가지고, 가장 높은 지지도로 단일화 후보로 결정한다”며 “3명 후보들 간 지지도가 오차범위 안의 박빙이라 해도, 두 언론사의 결과를 합산한 평균치를 적용하며, 0.1%라도 높게 나온 후보로 결정한다”고 권고했다.

 

▲ 정의당 여영국 창원 성산구 후보.
▲ 정의당 여영국 창원 성산구 후보.

 

 

 이와 관련해 “진보정치 1번지라 불렸던 창원 성산 지역구는 수많은 진보 인사들의 노력으로 사수해 왔던 지역구인데 21대 총선에서 바람 앞에 등불이 되고 말았다”며 “권영길, 노회찬 전 의원의 명맥을 이어가는 진보 1번지”라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범진보 후보 단일화 열망과는 다르게 투표용지 인쇄 기한을 넘기면서까지 단일화에 대한 진척이 전혀 보이지 않아 창원시민 사회 모임에서 더 이상 손을 놓고 볼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며 “후보자(선거캠프)들 간의 단일화 논의는 기대를 접어야겠다”고 했다.

 특히 “후보들 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반드시 4월10일 사전투표 이전에 단일화가 이뤄져야 만이 단일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모임에는 천주교 허성학·배진구 신부, 기독교 공명탁·이철승 목사, 원불교 강문성 원로교무, 시민사회 김영만·하원호·정동화·신석규, 여성 이경희·김윤자, 법조 박미혜 변호사, 노동 김은겸, 학계 안승욱 교수 등이 소속돼 있다.

 여영국 후보는 이날 오후 시민사회인사모임의 권고에 대해 “후보 단일화 권고를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고 했다.

 여 후보는 보수 텃밭에서 진보정치 1번지 창원 성산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눈앞의 이익으로 분열하는 것이 아니라 대의 앞에 단결하고 힘을 모아 주신 지역의 수많은 시민사회 인사들과 노동자들의 분투 덕분이었다”고 했다.

 여 후보는 “이대로는 적폐청산은 고사하고 진보정치1번지를 통째로 적폐세력에게 넘기게 될 위기 상황이며 노동계출신 3명의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는 현장노동자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 보다 높다”고 했다.

 그는 “현재 현실적인 방안으로 제안하신 금명간 발표될 창원KBS, MBC경남 두 언론사만의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한 평균치가 가장 높은 지지도를 받은 후보를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로 결정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했다.

 여 후보는 “이흥석 후보와 석영철 후보도 조건 없이 창원지역 시민사회 원로들과 노동계의 호소에 동참해주시길을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 민중당 석영철 창원 성산구 후보.
▲ 민중당 석영철 창원 성산구 후보.

 

 석영철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민주당에서 단일화가 무산됐다고 선언했다.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석 후보는 “민중당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하면 단일화된 정당과 협의를 통해 정치적 결단의 방식으로 진보민주후보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직간접적으로 밝혀왔다”고 했다.

 석 후보는 “단일화가 어려움에 빠져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고 적폐청산을 바라는 성산구민에게 죄송할 따름이다”며 “다시 한번 민주당과 정의당의 진지한 노력을 총구하며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적폐청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흥석, 여영국, 석영철 후보는 민주노총 출신이다. 앞서 나온 여론조사에서는 미래통합당 강기윤 후보가 이들 후보보다 앞서고 있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