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삼일 앞으로

  • 입력 2020.04.12 12:19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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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일이 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냉랭했던 선거분위기도 종반전으로 접어들자 과열되면서 혼탁과 타락으로 치닫고 있으며 곳곳의 유세장에는 상대방 흠집내기로 음해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정당하고 적법하게 최선을 다해 승패여부를 떠나 후회 없는 선거를 치르려는 의지보다는 당선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인들 못하랴는 식이다.

 사실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치른 각종 선거에서는 중상모략과 비방, 인신공격과 음해 등 흑색선전이 빼놓을 수 없는 단골 메뉴였다.

 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정책대결이 아닌 상대방을 헐뜯는 음해성 유언비어가 밑도 끝도 없이 튀어나오고 있다. 선거전에 뛰어든 많은 후보들이 자신의 인품이나 업무 수행능력, 주요공약을 부각시키기보다는 비방과 인신공격으로 상대방 후보를 깎아 내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기 자신이 인품이나 덕방, 능력 등 내세울 만한 것이 없으니 상대후보의 약점이라도 들춰내 침소봉대함으로써 흠집을 내 보자는 ‘놀부의 심보’인 것이다.

 상대방의 사생활은 물론 학력, 재산, 건강문제, 과거행적 등 당사자의 약점뿐 아니라 집안의 족보까지 들먹거리고 있으며, 심지어 처가, 외가와 사돈에 8촌까지 끌고 나와 난도질 해대고 있다.

 이것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는 없으나 사퇴압력, 금품요구 등 불법행위가 공공연히 행해졌다고 알려졌으며 많은 출마자들이 유권자들의 금품요구 등쌀에 무던히도 시달렸다는 소문이다.

 엄격한 선거법이 있고 선거법 위반자는 여·야를 불문하고 의법처리한다는 경고는 쇠귀에 경 읽기였고 유권자, 후보자, 정당의 불법과 타락 양상은 오히려 지능화됐다는 것이 이번 선거 과정에 대한 평가이다.

 특히 부동표의 경우 흑색선전에 말려들어 판단을 그르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투표일이 임박해서 난무하는 흑색선전은 상대방이 변명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어 하루 이틀사이에 선거전이 역전된 경우를 수차례 봐왔다.

 또 지난 2일부터 2주간의 선거기간 중 각 지역별로 몇 차례 후보자들의 연설기회가 주어졌지만 유세장의 분위기 또한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지지하는 후보의 연설이 끝나면 유권자와 운동원들은 빠져나가고 박수부대 동원, 인신공격 등 이번 총선도 지금까지 보아온 다른 선거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뜻있는 주민들은 선거전을 “진흙탕에서 개싸움 같다”며 “정당과 후보자, 일부 유권자들이 자유방임 아래 벌인 한판의 굿판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선거과정과 결과에 대한 이러한 혹평은 역사의 교훈속에서 수없이 다가올 각종 선거를 공명하게 이끌어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도 총선에 정당이 깊숙하게 끼어들어 좌지우지하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힘 있는 정당들이 보여준 이번 선거는 오히려 역사의 시곗바늘을 뒤로 돌려놓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힘 있는 정당의 공천이 아직도 많은 지역구에서 당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호남과 영남지역에선 여당과 제1야당의 공천이 70%의 당선을 보장한다는 정서를 등에 업고, 공천따기 경쟁도 치열했던 반면 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자들의 무소속 출마자가 의외로 많은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우리사회가 지금 겪고 있는 갈등상황도 따지고 보면 민주화를 실현하자는 다양한 계층 간의 욕구분출인 만큼 참다운 사회는 목적달성도 중요하지만 수단과 방법이 정당해야 한다.

 고로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도덕성과 청렴성, 능력 등 ‘자질 검정’을 통해 올바른 인물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반드시 ‘선거혁명’을 이룸으로써 유권자가 얼마나 현명한지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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