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웅 칼럼] 오기(傲氣)에 찬 보수당을 떠나며

  • 입력 2020.04.28 14:2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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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21대 국회 총선에서 참패했다고 보수 진영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실낱같은 희망조차 없기 때문이다. 개인의 자유를 통해 자유와 번영을 이룩하겠다는 보수당의 의지가 패권적 운동권 진보정당에 무참히 깨졌기 때문이다.

 보수적 가치를 최고로 생각했던 사람들은 지독한 개인주의적이고 타협이 없는 수구꼴통들의 집합체임이 분명해졌다. 이번 선거기간 내내 보수통합당이 만들어 내고자 했던 세상이 무엇인지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보수적 가치는 ‘입헌군주주의와 법치주의’에서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태극기 부대나 앞세우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만 목을 맨 세력들이 마치 보수주의자들의 모범인 것처럼 광기를 부렸지만 개인의 탐욕과 사익(私益)을 채우려는 집단에 의해서 보수당은 허무하게 깨어지고 짓밟혔던 것이다.

 일부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불량품인 국회 보수주의자들은 ‘분리수거’했다고 주장한다.

 정치권에서의 좌, 우 대립은 이미 끝난 것이다.

 그 지긋지긋한 박근혜 팔아먹은 정당이나 8선의 국회의원을 했던 사람이 또 욕심을 내 정치구호를 들고 서 있던 그 초라한 모습에서 보수진영의 희망과 내일을 보았기 때문에 보수적 이념의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은 한치의 미련도 없이 떠나고 있다.

 친박이니, 태극기부대니 하면서 이번 총선에 나왔으나 0.74%의 득표율로 단 한명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못살겠다 바꿔보자’고 목이 터져라 외쳤지만 무참히 깨어진 것이다.

 선거 전에 보수진영이 이길 수 없다는 분석(여의도 연구소)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극도의 개인주의적 독선에 휩싸인 채 각 개인의 행동으로 흩어졌기 때문에 총선의 참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다.

 이번 참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미래통합당 대표는 보수층이 수년간 분열한 것을 극복하지 못한 데다 화합적 정치세력을 통합하지 못했고 30~40대의 유권자층을 잡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면서 떠나 버렸다.

 무엇보다 ‘선거 때만’되면 실성(失性)한 아류의 집단과 개인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면서 화합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다. 이들이 모여 화합한 뒤 5분만 지나면 약속은 모두 헛구호가 돼 버리는 정신들이기 때문에 운동권적 패권주의로 똘똘 뭉친 진보진영에는 판판이 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또 무슨 선거때만 되면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면서 기를 쓰고 나대는 것을 보면 ‘보수’란 이름을 쓰는 인간들을 보면 원초적으로 극도의 개인주의와 제 이익을 챙기는 데는 이골이 난 인간들임에는 분명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180석을 석권함으로써 빅브라더(Big brother 大兄)식 정치행위를 당연하게 실천해나갈 것이다. 이제는 브레이크가 없기 때문에 그들의 ‘융성한’ 실천행위는 마음대로 수행될 것이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이 소설 ‘1984’에서 진보진영의 끝없는 포퓰리즘이 실천될 것이라고 이미 1948suis에 예견한 바 있다.

 이제는 보수진영이니 우파적 정치이념의 실천이니 하는 낯간지러운 레토릭(rhetoric)은 없어져야 한다.

 소련이 붕괴됐을 때 보수진영의 국가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대부분 정치 평론가들은 입을 모았으나 미국 프리스턴 대학교 프란시스 후쿠야마(F.Fukuyama) 교수는 결코 민주적 보수주의자들이 승리할 것이 아니라 극도의 민족주의자들이 정치권을 휩쓸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무엇보다 보수진영의 정치체제는 극도의 자기중심적인데다 패거리만 보호하는 수구꼴통들인 이른바 꼰대들만 보여서는 운동권으로 뭉친 이념적 패권주의자들에게는 결코 이길수도 없고 또 앞서갈 수도 없다. 

 무엇보다 보수진영은 일관적 헌신과 강한 신념을 바탕으로 개인주의적 자유를 극대화시키는 것에서 그 숭고한 정신을 알 수 있지만 ‘돈’과 조직적 이념으로 무장된 ‘빠 쓰레기’들을 조직적으로 상대하는 데는 무기력했던 것이다.

 ‘못살겠다 바꿔보자’던 보수진영의 구호는 ‘돈과 실천적 변화와 안정’을 구사하는 여당에 의해서 처참하게 깨어지고 말았다. 결국 여권의 포퓰리즘적 정책추진 행위가 유권자들을 움직인 것은 분명한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본 보수진영의 무기력은 앞으로 어떤 선거행위가 이뤄진다 해도 개선되거나 뭉칠 기미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극도의 개인주의적, 저만 똑똑한척하면서 뒤꽁무니에서는 제 이익이나 챙기는 꼴통들이 제도권에서 버티고 있는 한 상대방을 이길 수 있는 길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민주화된 정치체제에서 ‘민주의식’을 갖지 못한 대중을 선전선동해 대중영합주의적 정책을 추진한다면 합법적 민주질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헌법적 규범과 고귀한 질서가 반드시 유지돼야만 자유적 정치체제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하고 이념적 패권주의가 득세하게되면 자유민주적 정치체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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