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유언비어에 대한 대처법은?

  • 입력 2020.05.10 12:15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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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중순부터 잠적을 근거로 20여 일 ‘사망설’, ‘건강위중설’ 등 갖가지 ‘유언비어’가 나돌았으나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여한 기사가 2일 보도되자 그간의 위중설 등이 거짓으로 드러나 ‘유언비어(가짜뉴스, 괴소문)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유언비어(流言蜚語)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아무 근거 없이 널리 퍼진 풍문’, ‘아무 근거도 없는 선동적인 말 즉 소란하게 하거나 남을 모략하기 위해 터무니없이 세상에 널리 퍼뜨리는 말’로 정의하고 있다.

 전자는 고의성이 없으나 후자는 다분히 인위적이고 고의성이 내포돼 있다.
 

 유언비어는 개인의 무의식 속에 잠재돼 있는 욕구와 소망, 두려움이 감정적으로 연루돼 있을 때 확산된다.

 이런 감정의 연루가 많으면 많을수록 확산속도는 빨라지게 마련이다,

 요즘 근거 없이 떠도는 유언비어를 한번 살펴보자.

 ‘노조가 기업을 지배하고’, ‘전교조가 교장을 지시하고’, ‘여자가 군대를 조롱하고’, ‘젊은이가 노인을 비웃고’, ‘환자가 원장을 좌지우지하고’, ‘개그맨이 헌법 강의하고’, ‘백주거리에 인공가 휘날리고’….

 또 ‘졸병이 장성을 퇴역시키고’, ‘일안해도 알바보다 더 많이 돈 주는 나라’, ‘군인 스스로 게임에 빠져있는 나라’, ‘법이 있어도 법이 없고 법이 있어도 법이 없는 법치상실나라’, ‘경제 9위가 27위로 추락한 나라’ 등 유언비어는 그 시대와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기류를 반영한다.

 독재의 억압에 따라 절망의 감정이 팽배한 사회분위기속에서는 이른바 ‘소망의 유언비어’가 번성하게 된다.

 공권력의 권위가 실추되고 치안부재 현상이 심화하면 ‘공포의 유언비어’가 독버섯처럼 돋아난다.

 갈등과 대립, 반목의 골이 깊은 시대에는 ‘분열의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유언비어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든지 형상된다.

 특히 최근 들어 이 같은 유언비어가 유튜브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져 사실 여부를 두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으나 당국은 특별한 징후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신중히 대처하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최근 농촌지역에서는 “80년대 중반부터 밀어닥친 미국의 농·수·축산물 수입개방 압력에 농민들은 생존권 자체마저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농촌의 현실이다”며 “공업화에 밀려 황폐화한 농촌에는 젊은이들이 모두 떠나 10년내 농촌엔 70대 이상의 노인들 뿐일 것이니 젊은 층은 하루속히 농촌을 떠나야 할 것이다”는 유언비어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이같은 유언비어(?)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젊은 층이 많아 국가적인 대책과 이에대한 해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80년대 광주사태, 88년의 현대중공업 분규, 조선대 이철규 군 죽음 등에 얽힌 유언비어를 경험했다.

 최근에는 공권력의 권위가 실추되자 인신매매, 청소년 약취유인, 성폭력 등을 비롯 불법 체류 외국인들이 농촌지역의 젊은 여성들을 납치해 약을 먹인 후 매춘가에 팔아넘긴다는 터무니없는 유언비어가 나돌아 인권에 대한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외국인 근로자가 200만 이상인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난무하는 악성 유언비어를 결국 정치권의 안정과 공권력 회복으로 이 사회를 안정시킬 때만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몇 달 동안 정신적·물질적 피해가 너무도 큰 것 같다.

 감염확률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정신적인 불안감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때에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까지 나돌고 있다니 그냥 넘어갈 수 없지 않겠는가.

 한마디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유언비어는 신속히 가려내 진실여부를 밝히고 만약에 허위사실일 경우엔 재발방지를 위해 강력한 처벌이 꼭 이뤄져야 할 것이다.

 만약 의사가 건강한 독자여러분을 ‘위암 말기’라는 유언비어를 퍼트려 사회적으로 큰 피해를 봤다면 그냥 두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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