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웅 칼럼] 언론사 압수수색 신중해야

  • 입력 2020.05.19 14:5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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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8일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에 있는 채널A 방송국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무려 41시간 동안 계속됐다.

 원인은 서울 MBC기자가 보도한 내용은 채널A 방송기자와 검찰 고위간부간에 오간 대화 녹취록을 찾기 위한 압수수색인데 아직 수사기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결론을 낼 수는 없다.

 이번 사건은 첨예한 이념 갈등과 권력형 비리를 찾는다는 데 사건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엇보다 기자는 ‘기자’는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는 증인이다. 그 역사의 기록은 반드시 진실돼야 한다. 그 진실이 가공되거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사실이라면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이념이나 진영의 손익에 따라 사실을 비틀어 버린다면 그 역사적 기록은 위증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짜 기록을 예사로 쓰고 있는 이른바 기레기(기자+쓰레기)들이 있어 사법당국에 언론사가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정보를 캔다는 핑계로 n번방 범죄의 주범인 조주빈에게 70만원이란 거액을 송금한 기자가 직위해제됐으며 전과 5범이나 되는 범죄자의 말만 듣고 기사를 쓴 것이 모두 가짜(fake) 뉴스로 판명돼 기자의 윤리관에 문제가 되고 있다.

 기자는 기본적으로 행정기관에서 추진하는 각종 정책에 대한 비판과 예산 집행에 따른 감시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기본 임무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민기자’니 ‘유튜브기자’니 하면서 온갖 종류의 기자들이 설치고 있으면서 반드시 지켜가야 할 언론적 윤리와 도덕적 행동들이 무시된 채 가짜 뉴스를 마구 생산하는 바람에 언론이 실천해야할 숭고한 정신이 훼손되고 있다.

 언론이 수행하고 실천해야할 사회적 책임은 앞서 말한 행정의 감시기능과 진실한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모든 행위가 잘 실행될 때 민주사회는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에 대한 끝없는 아부형 기사와 특정 집단의 이념에만 몰두하는 기자들이 심심찮게 언론계를 휘젓고 있다.

 민주사회는 사상의 다양성과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면서 건전한 여론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A프레임(지게가 A자로 생김)기사만 난무하고 있는 현실이다.

 행정당국에서 제공하는 PR성 기사만 잔뜩 지게에 짊어지고 가서 아무런 비판도 없이 써대는 기사는 생명력도 없고 기사로서의 가치도 더욱 없는 것이다.

 이런 형식주의에 빠진 나머지 돈을 주고 가짜 정보를 산다든지 전과자의 말을 진실인 것처럼 포장해 온 사회를 휘젓는 행위는 전형적인 기레기들의 행위다.

 이런 기레기들 때문에 언론 풍토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언론의 품격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드는 기자정신의 획일주의(劃一主義)가 언론계를 뒤덮고 있어 언론의 숭고한 비판정신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중앙이나 지방이나 할 것 없이 올바른 감시기능과 건전한 여론형성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책 한국언론의 품격)

 뉴욕 타임스의 편집방향은 ‘비판 할 수 있 모든 사실을 기사화한다. 단 정신과 진실이 수행돼야 한다’라고 규정한 뒤 ▲모든 사실을 비판적으로 봐라 ▲사회적 가치를 인식하라 ▲삶의 질을 높이는데 힘쓰라 ▲모방에 초연(超然)하라 ▲균형을 유지하라 등 5가지 기자의 도덕적 규범으로 정해놓고 있다.

 이번에 벌어진 언론사 압수수색은 기자가 어떤 태도로 진실을 찾아내느냐에 달려있음을 말해주는 좋은 사례다.

 무엇보다 언론계에 기생하고 있는 이른바 기레기들을 도태시켜야 언론계가 진정으로 살아남을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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