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노동자 생존권 보장 재촉

무급휴가 종료 예정대로 시행 요구 강력, 투쟁예고
산자부 장관 참석 조선업계 간담회…노동자 현실 외면

  • 입력 2020.05.31 17:27
  • 기자명 /이오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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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해양의 무급휴직이 5월 31일 종료됨에 따라 6월 1일 복귀를 앞둔 STX조선 노동자들은 이들 복귀를 저지하는 회사측과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불꽃처럼 활활 타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STX노조는 지난 29일 경남도청 앞에서 무급휴직 연장 철회와 생존권 보장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벌였다.

 노조는 사측에 5월 말로 예정된 무급휴직 종료를 예정대로 시행하라고 요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STX 휴직 노동자들은 노사합의에 따라 1일 예정대로 복귀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4일 노동자생존권보장 중형조선소 살리기 경남대책위(경남대책위)는 경남도청 정문에서 “현장의 정상화 없이는 STX조선 정상화도 없다. 경남도는 노사합의 이행을 강제하라”고 촉구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은 STX조선은 2018년 노사 합의로 생산·관리직 직원 전체가 6개월씩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인원 75%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대신 생산직 250명을 포함한 직원들이 6개월간 돌아가며 무급휴직을 한 것이다.

 당시 노사 합의사항에 따라 올해 5월 말까지 2년의 무급휴직을 끝내고 6월 1일 전체 조합원이 현장으로 복귀해야 한다. 

 그렇지만 사측은 복귀자들의 현장배치를 위한 조직개편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이들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는 상태다.

 STX조선에는 산업은행을 통해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이다.

 회사는 그동안 자구계획을 세워 추진해 왔다. 회사는 2019년에 자구계획 목표 715억원 대비 102억원을 초과한 817억원의 실적을 달성했고, 2022년까지 자구계획 목표 5332억원 대비 62%인 3324억원을 달성했다.

 경남대책위 주장은 “산업은행은 자신들과 관계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지만 STX조선에 대해서는(주채권은행)산업은행이 권한과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또 “STX조선의 노사 합의정신에 도의 역할과 책임이 포함돼 있다”며 “STX조선 무급휴직 노동자들의 복귀를 앞두고 정부도, 경남도도, 산업은행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산업은행은 STX조선지회가 요구한 정상화 방안인 금융지원정책과 원활한 수주를 위한 RG발급 등에 소극적 이었고, 현실과 맞지 않는 핑계로 STX조선을 고사시키려는 의도마저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장섭 금속노조 STX조선지회장은 “STX조선지회는 다시는 무급휴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경남도가 국책은행의 만행과 횡포에 노동자와 지역민까지 생활고를 겪는 고통을 수수방관한다면 도를 규탄하는 투쟁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대책위는 ▲정부와 경남도가 위기에 놓인 중형조선소 지원정책을 즉시 마련하고 노동자 생존권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설 것 ▲STX조선 사측은 6월 복귀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이고 조직개편에 대한 방안을 제시할 것 ▲산업은행은 노사간 합의를 인정하고 경영에 대한 간섭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조선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물동량이 감소하고 신조 발주가 위축되는 등 여러 악재가 도사리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수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지난 2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사 및 기자재업체 의견 수렴을 위한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번 간담회는 코로나19 관련 조선업계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국내 조선업계에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인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장윤근 STX조선해양 사장, 이병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 등이 자리해 의견을 나눴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전세계 팬데믹 영향으로 실물경제와 금융권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조선업도 같은 어려움에 처해있다”면서 “경제 불확실성으로 발주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1분기에 세계 수주량이 70% 이상 감소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번 간담회에서 조선노동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다더니 “잘해보자”는 덕담 잔치로 끝나고 참석자들 누구도 대우조선·STX조선 노동자들이 절박한 상황을 대처하는 방안을 제시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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