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마산로봇랜드’

‘새운영사’ 고용 승계 놓고 갈등
정규직, 1년단위 비정규직 계약

  • 입력 2020.06.08 18:52
  • 기자명 /김소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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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로봇랜드 테마파크 새 운영사로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놀이시설을 운영 중인 어린이대공원놀이동산㈜이 선정됐으나 ‘고용 승계’를 놓고 시작부터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9월 개장을 맞은 ‘마산로봇랜드’가 흥행실패라는 수식어 속에서 정창선 전 원장이 사퇴하고 직무대행으로 경남도 로봇랜드 활성화 자문위원인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이사를 지정했다.

 이어 지난달 15일 로봇랜드재단 신임 원장에 권택률 전 LG전자 전무가 내정돼 “기존 운영사 직원들의 우선 채용과 영업자 변경 등록 등 운영에 필요한 제반사항에 대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6월 4일 재 개장으로 전국 굴지의 로봇랜드 테마파크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권 원장은 “로봇랜드재단은 새로운 운영사와 함께 6월 말까지 이용요금을 50% 할인하고, 그간 이용객들의 불편사항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테마파크 재개장을 앞두고 있던 지난 2일 새 위탁사는 옛 운영사 직원의 고용 승계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으면서 새 운영사가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옛 운영사 소속 직원들의 출입을 막으면서 실랑이를 벌였다.

 이로 인해 로봇랜드 테마파크 주차장 입구는 차들이 진입하지 못한 채 줄지어 서는 이례적인 장관이 연출됐다.

 지난해 8월 테마파크 개장 당시 위탁 운영사던 서울랜드가 정규직으로 채용한 자회사 직원은 113명, 하지만 1년도 안 돼 바뀐 새 운영사로부터 1년 단위 비정규직 근로 계약과 최대 7% 이상 임금 삭감을 요구받았다.

 80여 명은 울며 겨자 먹기로 3~7% 임금삭감을 감내하고 비정규직으로 계약했지만 나머지 20여 명은 동일한 처우를 보장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따라서 20여 명은 비정규직 계약을 거부하고 노동조합했지만 사실상 해고 위기에 놓인 상태다.

 노동조합에 가입한(옛 운영사 ‘서울랜드’ 직원) A씨는 “마산로봇랜드에 취직했다니까 제일 먼저 좋아하신 분은 부모님이었다”며 “그런데 지금의 악화된 상황을 전해드리지 못한 이유는 오히려 부모님에게 실망감과 걱정을 안겨드릴 것 같아 지금 상황을 가슴 속에만 묻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A씨는 “로봇랜드 특수목적법인이 옛 운영사였던 서울랜드와 맺은 위탁 계약서”라며 “이 계약서에는 본계약이 종료돼도 직원의 고용관계를 동일한 조건으로 승계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며 계약서를 보여줬다.

 하지만 로봇랜드 재단은 계약서와 상반된 이론인 새 운영사 입찰 공고를 내면서 “원하는 자에 한해 우선 채용한다”고 명시해 새 운영사에 고용 승계 의무를 못 박지 않은 것”이라고 비분 강개했다.

 소시용 로봇랜드 노동조합 위원장은 “로봇랜드가 꿈의 직장으로 생각하고 온친구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 해고 당하는 입장에 놓이기 시작하니까 생존권에 대한 위협을 느끼게 된다”고 내심을 털어놨다.

 한마디로 소 위원장은 “재단 측은 서울랜드와 위탁 계약이 해지되고 자회사인 서울랜드서비스와 비상운영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고용승계 의무는 없어졌다”고 밝히며 “또 로봇랜드 수익성 악화로 임금 삭감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황원종 로봇랜드재단 기획운영팀 부장은 “경영상 문제이기 때문에 양도하는 서울랜드서비스와 양수 받는 어린이대공원 간 문제로 재단은 판단을 했고 ‘고용 승계’를 요구하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단체 행동들이 계획되면서 새 운영사 출발부터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랜드 노동조합원들은 8일 오전 11시 도청 정문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면서 “정규직으로 뽑아놓고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생존권을 보장하라”, “경남도, 창원시, 로봇재단은 고용승계를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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