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모] 곽인숙 시인 ‘동심원 연가’

  • 입력 2020.06.09 15:09
  • 기자명 /한송희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심원 연가


한려수도 지도에서 펼쳐지던
고향 남해는 바다가 태반이란다
해삼과 멍게와 성게는 소라 미역과
하나의 강목이 아니라던 생물시간도
물 빠진 바다 돌 밑으로 돌 위에 널리던
남해에 나고 크던 집이 있단다

서로 보겠다 앞다투던 아이들도
바닷가에서 야단법석이면
그 요란함에 힘을 실어 멍게가 자라는지
아이들 조막손에 잡힌 소라까지
향도 요란스럽게 맛으로 배던 남해란다

어리던 내가 소녀로 자라난 동네는
해안선처럼 둥글던 뱃고동 소리로 나이를 드는지
온 마을에 박자를 닻줄로 맺던 아버지들이
마디마디 굵은 뼈로 맺힌 바다는
남해가 거반인 그리움이란다

지도에 없는 향수로 시를 쓰자고
지도를 펼치기도 전에 덮쳐오는
성게가시 투성이로 박힌 말은
남해바다에서 저 혼자 밀릴 미역에서
분이 피는

 

 

 ◆시작노트
 꽃 보다 더 꽃 같은 섬에서 태어나고 자란 곳이 남해다. 남해는 고향이자 글을 쓰는 원천이며 나의 첫시집 동심원 연가를 있게 해준 모성이다.

 ◆곽인숙 시인 약력
 2019년 시집 ‘동심원 연가’ (초판 4쇄 발행)로 작품활동 시작
 시사모 동인, 운영위원
 2019년 10월 시사모 ‘이달의 작품상’ 수상
 ㈜일양 대표이사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