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모] 박문희 시인 ‘노안’

  • 입력 2020.06.16 15:28
  • 기자명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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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


가까이하면 할수록
너는 희미해져 갔다

가만히 바라만 보고 싶어도
자꾸만 흔들거렸다

너를 읽어내리는 일은 늘
욱신거렸어

무심함을 어찌하지 못해
간밤도 나의 창가는 침침했어

꽃향기 같은 너를 만지려고 허우적거렸던 시간
두 개의 지구별 언어로 오도카니 
너라는 오타를 써 내리는 해 질 녘

어디만큼 왔니
어디까지 올 거니

노, 안으로 오지 않는 
흐릿한 너는.

 

 ◆시작노트
 나이가 들면 누구나 겪게 되는 노안, 가까이에 것들이 잘 보이지 않고는 한다. 무릇 시력만의 일이 아닌 사람과의 관계 또한 그러함을 써 본 시이다.

 ◆박문희 시인 약력
 경북 의성 출생, 경남 창녕 거주.
 시집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로 활동 시작
 공저:벗은 발이 풍경을 열다, 내몸에 글을 써 다오
 시사모동인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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