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모] 최소정 시인 ‘암막커튼’

  • 입력 2020.07.07 11:49
  • 기자명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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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막커튼’


빛을 삼켜버린 정적이다
굵은 어둠
주름마다 차단이다
분수처럼 내면만 적시고
침묵은 어떤 변명도 없다

닫아 놓은 기억이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걸어 나가는 새벽
순간
과거를 여는 빛
차단기 너머 단호한 날이
오고야 만다
어둠이 잠시 빛에 버물려져
맵기도 달기도 하다
내면에 갇힌 감동이 들썩인다
빛을 가두어
시간까지 가둔 어제가
나다 그런 나다

 

 

 

 ◆시작노트
 창문마다 암막커튼으로 바꿔 달던 날, 빛을 모조리 차단하는 커튼을 바라보면서 문득 지나온 어제들을 생각했다.
 후회나 미련으로 얼룩진 기억들이 먼저 떠올랐다.
 알아버렸다.기억은 빛처럼 차단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최소정 시인약력
 2019. 시집 ‘타로카드에 들키다’로 작품활동 시작
 2020. ‘시와 편견’으로 등단
 시와편견 작가회 회원
 공저 ‘돌을 키우다’, ‘내 몸에 글을 써다오’, ‘나비의 짧은 입맞춤’.
 시사모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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