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가 함께 인재 키우는 경남발 교육혁신 시작

지역혁신 플랫폼 통해 기업에 필요한 인재 양성→채용
지역인재가 지역 산업·대학 되살리는 선순환체계 구축

  • 입력 2020.08.03 15:12
  • 기자명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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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는 도내 대학과 연구기관, 지역 기업이 주축이 돼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경상남도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지역의 인재가 모두 서울로 가는 기존의 교육체제에서는 경쟁력 있는 기업이 지역에 내려오더라도 우수한 인력 부족에 따른 경쟁력 저하로 다시 수도권으로 다시 이전하는 지역 공동화 악순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도는 이러한 악순환의 연결고리 중심에 지역 교육이 있다고 판단, 지난해 교육부에 지자체, 대학 등 지역사회가 직접 참여하는 교육체제 개편을 위한 공모 시행을 건의했고, 교육부는 경남도에서 제안한 ‘경상남도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을 지원 대상으로 최종 선정했다.

 이에 경남에서는 총사업비 448억원(국비 300억원, 도비 128억원, 기타 2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제조엔지니어링 ▲스마트 제조ICT ▲스마트 공동체 등 3가지 핵심 분야의 기술 개발과 인재 육성을 추진한다.

 특히, 경상남도 지역혁신 플랫폼 구축을 위해 총괄 대학인 경상대학교를 비롯한 도내 17개 대학, LG전자와 센트랄,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도내 11개 기업과 그 외 다수의 기업체, 경남도교육청과 경남테크노파크, 한국전기연구원, 재료연구소 등 지역 혁신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만큼, 지역 내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남도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은 돈과 사람이 서울과 수도권으로만 몰리는 수도권 블랙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짐에 따라, 지역의 위기가 우리나라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위기가 될 것이라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전국 면적 대비 11.8%에 불과한 수도권 지역에 인구, 자본(기업)이 집중되는 수도권 블랙홀 현상은 부동산 문제와 저출산을 불러오는 핵심 원인이 되고 있고, 지역 인프라와 정주 여건 등이 좋은 수도권이 지방의 수도권 인구 유입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는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경남은 기계·조선·자동차 등 제조업의 메카였으나 생산 공장이 중국, 베트남 등 해외로 이전하고, 청년이 지역을 떠나면서 경쟁력이 갈수록 낮아지는 악순환이 지속돼 왔다.

 이에 경남도는 제조업의 스마트화가 제조업의 미래라고 판단, 스마트 공장 확대에 나섰고, 그로 인해 새로운 인력 수요가 급격히 발생하고 있으나 기업에서는 관련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진주 혁신도시에 이전한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지역인재 채용 30%를 달성하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며, 좋은 인재는 수도권 대학 출신이어야 한다는 공식이 계속 작동하고 있다.

 LG전자 창원공장도 연구소와 함께 4500명이 일하고 있는데, 신입 채용 시 지역 인재는 거의 없고, 대부분 수도권이나 해외에서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도권 등 외부에서 채용된 인력은 지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직율이 높아 LG전자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결국, 지금처럼 수도권 집중 현상과 지역 침체 현상이 계속 된다면, 창원 LG전자 연구소도 서울에 있는 LG그룹 R&D센터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지역 기업에서는 우수한 인력을 지역에서 채용할 수 없다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지역 대학생들은 취업할 자리가 없다고 주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경남도는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은 지역에서 육성할 수 있게 하자는 고민을 시작했다.

 경남도는 대학, 기업, 연구원 등 전문가들과 어떤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지에 대해 수차례 논의한 결과, 지방정부와 대학, 연구기관, 기업들이 모두 함께 참여해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과 연계해 지역에서 필요한 인재를 지역에서 직접 양성해 기업 등에 공급하는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지난 7월 16일 교육부의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경남 지역혁신 플랫폼’을 구성하는 핵심 체계는 ‘경남 USG(University System of Gyeongnam) 공유대학’이며, 이러한 구조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하는 공유형 대학 모델이다.

 USG 모델은 대학의 온라인 교육 인프라 및 대학 간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운영되는데, 효율적인 공동 교육과 공동·복수 학위과정 운영이 가능하다.

 참여 대학들은 공유형 대학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교양 및 전공 콘텐츠 관리, 학사 관리, 자원공유 관리 시스템을 클라우드 플랫폼에 함께 구축할 예정이다.

 결국, 프랑스 파리 1대학, 2대학처럼 경남의 지역 대학들을 경남 1대학, 2대학으로 특성화 대학으로 변신시켜 대학 간의 사실상 벽을 허물어 대학별 경쟁이 아닌, 상호 통합으로 전체 경쟁력을 높여 지역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지역에서 육성할 수 있는 대학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경남 지역혁신 플랫폼’은 대학과 연계된 지역혁신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심의·의결기구인 ‘지역협업위원회’와 기획·조정 및 사업 총괄·관리기구인 ‘총괄운영센터’로 운영된다.

 총괄운영센터는 경남창원산학융합원내 기업연구관에 설치될 예정이며, 9월 1일 개소를 목표로 준비중이다.

 총괄운영센터 산하에는 ▲대학별 교육혁신 방향 설정과 추진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대학교육혁신본부’ ▲지역협업 네트워크 구축과 지역 수요기반 사업기획기구인 ‘지역상생본부’ ▲체계적인 성과관리, 혁신목표 수립기구인 ‘혁신성과 관리본부’와 함께, ▲스마트 제조엔지니어링 ▲스마트 제조ICT ▲스마트 공동체 등 3대 핵심 분야별 팀을 두게 된다.

 이러한 체계 아래 양성된 지역 인재는 최근 김해에 유치한 NHN㈜ 데이터센터와 R&D센터, 경남창원스마트산단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유치한 기업들, 진주 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등에 공급된다.

 경남도는 지역혁신 플랫폼을 통해 지역의 인재가 지역 기업에 취업해 지역을 발전시키고, 이로 인해 우수 인재와 기업이 모여들고,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 지역 위기 극복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남도 통합교육추진단 관계자는 “현재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 구체화를 위한 수정사업계획서를 작성 중이며, 8월 중 한국연구재단 컨설팅을 거쳐 9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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