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푸른 동백꽃이여’
햇살에 익은 물결은
반짝반짝 춤을 추는데
붉게 익어 펴야 할 꽃들은 어디에
팽목항
수많은 노란 숨결들은
비릿한 바람에 흔들리다 못해
갈기갈기 찢어진 하얀 나비 되어
힘없는 날갯짓만
구석
검은 컨테이너엔
행여 피어오를 붉은 동백 기다리며
가는 숨결 내 뿜는데
따스한 계절에도
뜨거운 가슴에 고이고이 품고 있어도
피어나지 않고
항구의 칼바람만 가슴 후벼파네
◆시작노트
팽목항의 비극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천 물류센터에서, 용인 물류센터에서 일어난 화재들….
아직 우리는 사람의 목숨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회임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팽목항이 잊히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그 비극의 정점에 세월호가 있기 때문이다.지금부터라도 우리 사회가 이윤보다는 사람의 목숨을 중하게 여기는 사회로 바뀌었으면 하는 희망을 이 시에 담아본다.
◆권기식 시인 약력
경북안동출생
들불 문학상수상
대한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사모 동인 특별회원
시사모동인지 ‘내 몸을 글을 써다오’, ‘나비의 짧은 입맞춤’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