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2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비대면 화상으로 ‘2020∼2021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실시했다.
이날 전체 참가자 39명 중 지명을 받은 선수는 13명에 불과했고, 지명률은 33.3%로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역대 가장 낮았다.
올해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고3 선수들이 기량을 선보일 기회가 적었다.
이러한 가운데 통영의 인재 김지원(18)은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최근 컵대회 정상을 차지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세터가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건 염혜선(당시 현대건설)과 한수진(GS칼텍스)에 이어서 역대 3번째다.
제천여고는 처음으로 전체 1순위 선수를 배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오빠인 KB손해보험 세터 김지승 선수, 통영 유영초·통영초, 진주동명중에서 (전)배구 코치를 한 아버지 김이겸(52)의 동생이자 딸로서 운동신경은 타고났다.
주장으로 제천여고의 ‘2020 춘계 전국 남녀중고 배구연맹전’ 준우승을 이끌었으며, 173cm의 빠른 토스가 장점으로 꼽힌다.
두 선수는 통영에서 최초로 ‘1호 남매 프로배구선수’가 됐다.
이를 증명하듯이 지난 2018년 영광배에서 레프트상, 지난해 태백산배에서는 라이트상을 수상한 바가 있다.
또한 토스의 힘과 안정감이 좋고 세터 치고 장신이어서 블로킹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상현 감독은 “김지원 선수는 눈여겨봤다. 토스와 볼을 잡는 위치를 잘 잡고, 팀에 큰 도움이 될 선수다”고 설명했다.
이날 드래프트 후에 만난 김지원 선수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1순위로 뽑히게 돼서 정말 기분 좋다. 나에게 최고의 날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름이 불렸을 때 머리가 하얘지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지만 그러면서도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 항상 응원하고 믿어 주셔서 감사하다. 프로에 가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면서 “우애가 깊은 오빠도 힘들 때 항상 옆에서 힘이 돼 줘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어머니 김경순 씨는 “어린 나이에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이 자리까지 와준 지원이에게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