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건강한 농촌! 건강한 여성!’ 이끄는 산청군 생활개선회

생산·소비·유통 주체로 농촌여성 경영 마케팅 능력 함양
행정에 의존하지 않고 읍·면별 과제활동 발굴로 소득화
지역 농특산물·전통기술 전승·보전 향토 지킴이 육성

  • 입력 2020.11.04 18:03
  • 수정 2020.11.04 18:09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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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적인 농촌 발전과 농촌 여성의 지위 및 권익 향상에 기여하고자 설립 산청군 생활개선회는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피해 농가 봉사활동 기념사진.
▲ 지속적인 농촌 발전과 농촌 여성의 지위 및 권익 향상에 기여하고자 설립 산청군 생활개선회는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피해 농가 봉사활동 기념사진.

 가을 추수의 겨를도 없이 겨울이 훅 들어와버렸다. 수확의 기쁨도 잠시, 쉴 만도 하지만 농촌의 여성들은 여전히 바쁘게만 움직인다.

 예전의 농촌의 겨울은 하릴없는 시간 때우기와 딱히 소일거리를 찾기 어려워 허송세월이 전부였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농촌 여성들은 겨울철 농사를 준비하랴, 농번기 동안 잠시 미뤄 놓았던 가사 일을 챙기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산청군 생활개선회 회원들의 하루일과는 회원들의 단체 SNS방에 간밤의 안부와 정보교류로 시작이 된다. 생활개선회는 농촌 여성 지도자로서 건전한 농촌 가정을 육성하고 회원 간의 친목 도모와 밝은 지역 사회를 만들며, 지속적인 농촌 발전과 농촌 여성의 지위 및 권익 향상에 기여하고자 설립됐다.

 농사는 예로부터 남자들의 전유물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농촌의 여성들이 농사의 보이지 않는 뒷정리를 비롯해 잡다하고 많은 부분을 감당해 왔다.

 하지만 농사일의 어려움은 남성들의 일이라 여기고 농촌여성들의 역할은 도외 시 해 왔던 것은 사실이다. 남성들 위주의 농촌지도자 모임, 농촌청년들의 모임인 4H연합회만 봐도 농촌 여성들의 활동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에 지역사회에서 농촌생활과 영농과제 및 각종 학습활동을 선도하고 실천하는 ‘산청군 생활개선회’의 활동을 알고보고자 산청군농업기술센터를 찾았다.

 

 Q. 산청군생활개선회는 어떤 단체?

 1958년 농촌진흥청 산하 생활개선구락부로 출발했다. 1977년 새마을부녀회에 통합돼 생활개선부로 활동했고 1994년 사단법인 생활개선중앙회를 설립해 독립했다. 군에서는 지난 1977년부터 생활개선부로 활동하다, 1997년 생활개선회로 개칭해 지금까지 활동해 오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생활개선회 60주년 행사를 가지기도 했으며 2019년 지금의 회장인 이인선(단성면)회장 체제로 코로나19의 시국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비 대면으로 회원들 간의 활발한 정보교류와 소통, 또한 자기역량 강화 교육을 통해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여성농업인조직 육성에 중점을 두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국생활개선회 산청군연합회는 군 1개회, 읍·면 11개회 350명의 회원으로 군 연합회장을 비롯해 읍·면별로 회장을 둬 각 읍·면별 회원 72명으로 조직돼 농식품의 생산·소비·유통의 주체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 연구회로 조직된 모듬북, 꽃사랑, 향토음식, 천연염색 등, 1회원 1과제 연구회에 가입하고 활발하게 활동함으로서 전문능력도 함양하고 있다.

 Q. 생활개선회의 역할은?

 앞서 언급했듯이 농식품의 생산·소비·유통의 주체로서 월 1회의 군 단위 과제교육회의, 시·군 단위 네트워크를 통한 교류로 농촌여성의 경영 마케팅 능력을 함양하고 도·농간의 교류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 농특산물, 전통기술 전승 보전을 위한 향토 지킴이 육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지리산이 품은 한방약초의 고장 산청의 우수한 약초를 이용한 향토음식 개발, 동시에 유기농을 이용한 농특산물 재배기술을 도 단위 및 중앙 단위 교육으로 전파하고 있다. 또 지역 실정에 맞는 생활개선회의 중점지도 과제를 선정하고 연구 실천하고 있다.

 군 생활개선회의 주요 실천과제 중에 하나인 ‘엄마 손 맛 키우기’는 회원들뿐만 아니라 도시 생활하는 회원들의 자녀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어머니의 손맛이라 했던가?

 각 읍·면 가정의 대표음식을 하나씩 선정해 고향의 맛과 그리움을 더해 회원들 자녀들과 도시의 생활개선회 회원들에게 보급하니 그 인기는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 생활개선회는 과제선택에 있어서 회원 간의 다양한 소통으로 신중하게 결정하고 있다. 읍·면의 실정에 맞는 과제를 선정, 철저한 계획 수립으로 과제를 실천하고 향후 평가 및 발표를 통해 개선점을 찾는다. 이는 군 농업기술센터 이선영 농촌자원 담당의 열정적인 관심과 지원이 생활 개선회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 회원들의 칭찬이다.

 Q. 생활개선회의 활동은?

 생활개선회는 행정의 예산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지난해까지 전통찻집 운영, 정화활동 등 읍·면별 특성화된 과제활동 발굴로 소득화를 이뤘다.

 또 읍·면 자발적 과제활동으로 생활개선 사례전파를 위한 영농 천연 화장품 생산 등 22명의 강사를 보유하고 타 지역 생활개선회에 출강하고 있다.

 지난해인 2019년에는 읍·면 생활개선회의 활성화를 위해 역량강화 지원에 대한 도비를 확보해 3회 걸쳐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지역 봉사를 통한 생활개선회 이미지 제고를 위해 자연정화활동, 독거노인 돌봄 등을 실시했다.

 또 생활개선 회원 음식발굴과 회원 재배 쌀을 이용해 떡국 떡 330kg을 영농현장 간식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아울러 생활개선회 소통 활성화를 위한 신입회원의 교육 강화에 중점을 뒀으며 산청한방약초축제·읍면 체육대회 등, 지역 행사 및 축제에 자원봉사로 재능기부를 하기도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많은 제약으로 대면활동은 자제 했지만 여전히 비 대면으로 실천과제를 통한 읍·면 활동, 지역 농특산물 소비촉진활동, 농촌여성리더 양성교육과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이선영 군농업기술센터 유통소득과 농촌자원 담당은 “농촌지역은 여성들의 교육 개선으로 역량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생활개선회가 운용되고 있다. 이는 자칫 관습처럼 여겨지던 여성들의 농업활동이 체계적인 농업교육을 통해 자존감 회복 등 자아실현의 장이 되고 있다”며 “처음에는 부엌개량 사업부터 시작했지만 이제는 농촌여성도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가지게 함으로써 고향이 주는 푸근한, 어머니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생활 개선회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 국민이 지쳐가고 있다. 초고령화 지역인 산청군의 시름도 깊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산청군 생활개선회, 자칫 익숙함 때문에 소중함을 잃어가는 요즘의 상황에서 산청군 생활개선회의 헌신적인 지역사랑이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힘이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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