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리지(連理枝)

승인202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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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욱

 연리지(連理枝)란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이다. 매우 희귀한 현상으로 남녀 사이 혹은 부부애(夫婦愛)가 진한 것을 비유하며 예전에는 효성이 지극한 부모와 자식을 비유하기도 했다.

 후한서(後漢書) 채옹전(蔡邕傳)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후한 말의 문인인 채옹(蔡邕)은 효성이 지극하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채옹은 어머니가 병으로 자리에 눕자 삼년 동안 옷을 벗지 못하고 간호해드렸다. 마지막에 병세가 악화되자 백일 동안이나 잠자리에 들지 않고 보살피다가 돌아가시자 무덤 곁에 초막을 짓고 시묘(侍墓)살이를 했다. 그 후 옹의 방 앞에 두 그루의 싹이 나더니 점점 자라서 가지가 서로 붙어 성장하더니 결(理)이 이어지더니 마침내 한그루처럼 됐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채옹의 효성이 지극해 부모와 자식이 한 몸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자치단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행정과 주민들은 다른 뿌리에서 시작은 됐을지언정 자라면서 한 몸이 돼야 한다. 가족처럼, 친구처럼 그렇게 서로를 아끼고 위하면서 그렇게 성장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가족에게 잘하는 사람은 사회생활도 잘한다. 간혹 집에서는 못하지만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이나 집에서는 잘하고 사회생활이 엉망인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있기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이중인격자라 부른다.

 누구에게나 친구인 사람은 어느 누구에게도 친구가 아닌 것이다. 우리가 친구로 여길 때는 믿음이 바탕이 될 때이다. 성공은 친구를 만들고, 역경은 친구를 시험하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를 고르는 데는 천천히, 친구를 바꾸는 데는 더 천천히 해야 된다. 풍요 속에서는 친구들이 나를 알게 되고 역경 속에서는 내가 친구를 알게 되는 것이다.

 친구란 ‘우정’이라는 기계에 잘 정제된 예의라는 기름을 바르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소원했던 친구들과 관계회복에 더딘 이유도, 좋은 관계의 친구들과 정을 나누기에도 남은 시간이 모자라더라는 깨달음이 들어서이다.

 살면서 삶의 고달픔으로 힘에 부칠 때, 찾을 수 있는 그런 친구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살아가면서 힘이 들 때 그 힘듦을 알고 먼저 찾아와 주는 그런 친구를 만나기는 더 쉽지 않다. 삶속에서 힘들 때 찾을 수 있고 힘들 때 찾아가는 친구, 말하지 않아도 다르지만 마음으로 당신에게로 다가가는 그런 친구가 돼야 한다. 연리지(連理枝)처럼 감싸 안을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돼야 한다.

 코로나19의 시대에 마스크 한 장이 주는 의미는? 배려일까? 예방일까?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나는 어떤 의미일까? 회복이고 희망일까?

 사랑하는 어떤 이가 “산은 비뚤비뚤해도 곧게 자라는 나무는 분명 있다!”라고 말해줬다.

 일상이 비뚤해진 작금의 상황에도 마스크의 의미를 곱씹으며, 곧은 희망으로 최선을 다 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삶이 힘들면 조금은 비겁해지더라도 비열해지면 안 된다. 비열해지면 종국에는 추해지기 때문에….

 그럼에도 가을은 왔다. 섭리를 거스를 수 없듯이 반드시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코로나19도 이겨내야 할 것이다. 그 언젠가를 위한 오늘의 열심이 내일의 행복이 되리라는 희망으로, 확신으로 산청군은 행정과 주민들이 같은 마음으로 이 가을을 찬양하자. 

 올해도 지리산의 산청은 온통 울긋불긋하게 하게 변했다.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철학자 알베르 까뮈는 “가을은 모든 잎이 꽃이 되는 제2의 봄이다”라고 했다.

 이렇듯 가을은 황혼이 아니라 제2의 시작인 것이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것이 아니라, 아쉬운 한해를 새롭게 시작 해 보자는 것이다.

 미리 알수록 겸손 해 진다. 가을이 익어가듯 사람도 나이가 들수록 익어가야 함을 알기에 자신에 대해 겸손과 타인에 대한 배려로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리산을 품은 산청의 힘이다.

 

/노종욱기자  nju@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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