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수상작]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찾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 입력 2021.01.20 16:27
  • 수정 2021.01.20 18:34
  • 기자명 /정리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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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연합일보 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수상작]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찾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 체험수기 고등부 우수상

 

 

 ◆영화에서 본 듯한 상황

 2월말, 신학기를 앞두고 기숙형학교의 고3생활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상황을 만나게 되면서 개학이 연기됐다. 처음에는 마치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이 펼쳐지는 것 같았고 심각성을 느끼지도 못했다. 단지 방학이 길어진다는 생각에 즐겁기만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3이라는 심리적 부담감과 압박감이 나를 점점 초조하게 만들었다. 마음은 고3이라는 초조함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몸은 여전히 긴 겨울방학에 익숙해져 있었다.

 ◆새롭게 맞이한 아침

 얼굴도 모르는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와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작년에 과제연구를 같이 했던 동아리선생님으로부터도 어떻게 생활하고 있느냐는 연락이 왔다. 개학이 다가오는 건가. 이대로 학교가면 내가 적응할 수 있을까? 갑자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해야 한다고 생각만하고 실천하진 않았던 것들을 적어보았다.
 우선, 밤낮이 바뀐 삶을 살고 있는 나를 아침형 인간으로 바꾸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었다. 일찍 출근하는 아빠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를 꼭 깨워줄 것을 부탁했고 아빠는 잊지 않고 내가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다음으로는 아무런 계획과 목표 없이 보내던 시간을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나눠서 생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주간 학습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게 일일 학습계획을 작성했다.

 그리고 학교 수업시간과 유사하게 시간표를 만들어서 학습시간과 쉬는 시간을 구분했다. 처음에는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는 것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는 것이 힘들었다. 게다가 늘 한몸처럼 지내던 침대가 등 뒤에서 유혹하는 것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하지만 곧 학교에 가야하고 고3생활을 시작해야 한다는 기대와 두려움으로 이런 어려움을 조금씩 이겨내기 시작했다. 얼마지 않아 학교에서 생활하던 모습과 비슷하게 생활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나만의 시간 속에서 하는 새로운 도전

 인터넷 뉴스를 통해 개학이 또 연기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혼자만의 생활에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선생님이 있는 학교가 너무 그리웠던 나에게 또 한 번의 개학연기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이렇게 그냥 평범하게 남들이 하는 것처럼 지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더 나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효율적이고 보람있게 사용하고 싶었다.

 그래서 작년에 소개받았던 한국형온라인공개강좌(K-MOOC)를 검색해 보았다. ‘한국교육의 시대적 요청(신창호-고려대)’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발견했고, 교육학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이 강좌는 흥미로웠다. 같은 강의를 듣는 사람들과 각 차시마다 주어진 주제로 토론을 하며 나의 사고를 점차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이 무렵 동아리선생님으로부터 시간이 많을 때 창의주제활동으로 과제연구를 해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이 왔다.

 이번에는 어떤 주제를 할까 고민하다가 ‘유튜브가 초등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주제를 설정했다. 주제를 정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논문사이트를 검색하고 인터넷 서점을 찾아 관련된 서적이 있는지를 찾아봤다.

 관련 자료들을 하나둘씩 모으고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방향을 대략 정해가고 있을 무렵 ‘온라인 개학’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개학이 연기되고 또 연기되는 상황에서 나는 한국형온라인공개강좌(K-MOOC)를 수강할 수 있었고, 본격적으로 과제연구를 시작하지는 못했지만 주제와 방향,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자료를 모아둔 상황까지 왔다.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을 나만의 방법으로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원격수업을 통해 찾은 희망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면서 우선 EBS온라인클래스에 가입을 하고, 선생님들께서 개설해 놓은 과목방에 들어가 강의를 수강했다.

 선생님에 따라 원격수업은 EBS방송 콘텐츠를 활용, 직접 동영상을 찍어서 올려주시는 수업, 유튜브 라이브 방송, ZOOM으로 하는 쌍방향 수업, 밴드 라이브 등 다양하게 진행됐다.

 처음에는 신기함과 어색함이 공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선생님들의 열정이 그 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점차 나도 그 수업에 함께 빠져들기 시작했다.

 ZOOM을 제외한 강의는 궁금한 부분을 바로바로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온라인 클래스 내의 토론방이나 질문방에 글을 올리면 선생님께서 답을 해주셔서 학습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원격수업에서 들었던 부분을 인터넷에 검색해봄으로써 다양한 자료를 접하며 더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는 등의 장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직접 교실에 앉아 선생님과 함께하는 수업보다는 어색하고 뭔가 모자란 듯한 느낌이었지만 혼자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껏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19의 상황 속에서 고3의 생활을 한 부분을 원격 수업을 통해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슬기로운 고3생활을 마무리하며

 5월부터 등교개학을 시작해 수능을 치기 전까지 약 6개월 간 학교에서 나는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즐거운 생활을 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나는 학교에서의 보내던 소소한 일들이 얼마나 즐겁고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고3생활을 잘 하는 것일까?

 끊임없는 고민을 하며 주어진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의 방식을 찾아 그동안 해 보지 않았던 도전을 해보고 방법을 찾아서 노력했다. 2020년을 마무리하며 작년 이맘때 보다 발전한 것 같은 나의 모습에 스스로 만족한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이때의 경험을 잊지 않고 슬기롭게 시간을 보내고 생활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 본란은 ‘경남연합일보 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공모전(2020년 12월 14~31일 진행) 수상작을 싣는 공간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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