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수상작] 각자의 극복 방법

승인2021.01.21l수정2021.01.2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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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연합일보 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수상작 : 체험수기 고등부 대상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평화로웠던 일상, 우리 엄마의 식당,

▲ 강해솔 신반정보고등학교.

나의 학교생활 등등. 처음에는 다른 바이러스처럼 금방 지나갈 줄 알았다. 조금만 기다리면 끝나겠지, 원래 그랬으니까. 그게 당연했으니까. 하지만 이번은 아니었다.

 세상에 당연한 건 존재하지 않는다더니 그 말을 이런 상황이 오고 나서야 이해할 수가 있었다. 가게와 집이 같이 붙어있어 엄마의 가게에 손님이 오면 나는 엄마의 장사를 함께 도와드렸다.

 그때의 나는 가게에 손님들이 넘치는 것이 싫었다. 학교에서 돌아와 집에서는 그냥 쉬고 싶었는데, 쉬지도 못하고 엄마를 도와야 했으니까. 그래서 한적한 가게의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그랬던 상상이 지금은 거의 현실이 돼 버렸다.

 아무리 작은 촌 동네에 있는 식당이라고 해도 코로나의 여파를 받지 않는 건 아니었다. 서울만큼은 아니었지만 우리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어느 날부터는 테이블도 한 테이블씩 띄어 앉아야 했다. 받을 수 있는 손님의 수가 줄었고, 가게에 불을 밝힐 수 있는 시간이 줄었다.

 말이 씨가 된다는 게 이런 것일까, 나는 가끔 괜히 무서움을 느끼고는 했다. 이러다가 우리 식당이 완전히 문을 닫게 되면 어떡하지? 그럼 앞으로 우리 가족은 어떻게 되는 걸까.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엄마는 문을 닫지 않았다. 그 대신 포장 주문을 받아 식당 문을 열지 않고도 손님들에게 음식을 팔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으셨다.

 그 모습을 본 나는 혼자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내가 생각했던 최악의 일들은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가게 장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뉴스에서는 늘어나는 확진자에 대해 얘기했고, 우리들은 줄어드는 일상을 얘기했다. 코로나가 처음 터진 시기에 나는 중학교 졸업을 앞둔 3학년이었고, 우리의 졸업식은 부모님이 보지 못 한 채 진행됐다. 내가 다니는 이 학교는 코로나와는 상관 없이 일상적인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모님이 나의 졸업식을 꼭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내 기대는 현실이 되지 않았다. 교장 선생님과 담임선생님, 그리고 몇 년을 함께 보냈던 친구들만 모여서 작은 교실에서 졸업식을 했었고, 졸업식이 끝난 뒤에야 밖으로 나와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때 받았던 꽃다발들은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졸업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건 아닐까 하던 나의 걱정과는 다르게 그냥 씁쓸함만이 감도는 졸업식이었다.

 졸업식에서 코로나가 우리 가까이 와 있다는 걸 느꼈으면서도,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다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원래 그랬던 것처럼 3월에 입학을 해서 평범한 고등학교 생활을 하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역시, 그렇지 않았다. 점점 늘어나는 확진자 수에 나는 결국 온라인 수업을 듣게 됐다. 평소에는 찾아보지도 않던 인강들을 들어야 했고 집에서 수업을 한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려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는 6월에 입학을 하고 처음 쳤던 나의 시험 점수에서 알 수 있었다. 코로나는 나도 모르는 새에 이미 내 일상에 잔뜩 스며들어 있었다.

 아, 망했다.

 대학을 갈 수 있을까? 걱정이 가득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끈적한 액체가 내 온몸을 뒤덮은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을 했지만 아무것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글 쓰는 걸 멈추고 공부에만 집중을 했었다. 이렇게 해야만 코로나에게서 좀 더 벗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코로나가 정말 미웠다. 내 인생을 송두리째 뽑아간 기분이었다. 그렇게 매일매일을 우울함 속에 살았다.

 그러던 도중 처음으로 공모전을 준비하게 되었다. 예년이라면 글짓기 대회가 있는 현장에 직접 가서 주어진 시간 안에 글을 써야 하는 그런 대회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공모전으로 바뀌면서 나에게 첫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공모전이라 그런지 준비하는 기간이 넉넉했다. 확실히 직접 가서 하는 대회와는 다른 여유로움이 생겼다. 이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여전히 코로나를 미워하며 글을 썼다가 나중에는 코로나가 오히려 내가 또 한 번의 발돋움을 할 수 있는 지렛대의 역할을 해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는 점점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넉넉한 시간 속에서 준비한 공모전에서는 1등을 했고 두 번째로 친 시험에서는 성적을 아주 많이 올렸다.

 나는 더 이상 코로나를 미워하지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느꼈던 모든 감정들과 불안함을 털어내고 다시 도전하기 시작했다. 나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방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었다. 한 번 성공한 극복은 사람을 매우 행복하게 만들었다.

 코로나 사회가 된 주변을 둘러보니 공모전으로 변한 백일장 대회가 가득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계속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모든 글의 주제에 코로나가 들어갔기에 늘 머리를 싸매고 주제를 풀어야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극복의 성과는 아주 컸다. 독서토론 대회에서 동상을 타고 같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나간 신문 만들기 대회에서는 대상을 받았다.

 처음에는 이런 성과가 정말 다 현실이 맞나 생각했다. 코로나만큼이나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내 삶의 변화를 한 번에 받아들인다는 것은 매우 낯설었다.

 하지만 볼을 한 번 꼬집고 계속해서 돌아가는 시계를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이 일들이 전부 현실이라는 걸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정말 행복했다.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좀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지금의 내가 한없이 우울하기만 했던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이 일들을 극복할 수도 있다고 위로를 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일상이 줄어드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파괴돼버린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는 나의 성과를 이야기하며 극복할 수 있다고 쉽게 말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안다.  그렇기에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꼭 극복하기를 더욱 간절히 희망해 본다. 

 우리는 모두 다 같이 이미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절망뿐이었다. 우리 엄마의 식당이 걱정이었고 나의 미래가 걱정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절망적인 상황이 오면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게 진화한다고 누군가가 얘기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성장했고 코로나 사회에서 코로나를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받고 또다시 절망할지 몰라도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샌가 코로나가 끝난 사회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오늘도 코로나를 극복한다.

 

※ 본란은 ‘경남연합일보 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공모전(2020년 12월 14~31일 진행) 수상작을 싣는 공간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리 한송희기자  hsh@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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