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수상작] 겨울이 와도 괜찮아

  • 입력 2021.01.31 16:39
  • 수정 2021.02.01 10:11
  • 기자명 /정리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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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연합일보 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수상작 :  Tomorrow 독후감 고등부 최우수상

 

 나는 사계절 중 추운 겨울을 좋아하는 편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나면 봄이 온다는 희망이 있어서 더 좋아하는 것 같다.

▲ 링컨하우스마산스쿨 장은영.
▲ 링컨하우스마산스쿨 장은영.

 그런데 올해, 나의 삶에 겨울이 찾아왔는데 따뜻한 봄이 오지 않을까봐 심하게 두려워하고 고통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투마로우를 통해서 나의 마음에 다시 봄이 찾아왔다. 어떻게 봄이 찾아왔는지 이야기하려고 한다. 

 지난 더운 여름날, 투머로우 8월호에 나오는 박문택 변호사님의 마인드강연 글을 보게 됐다. 영화 ‘The Music of Silence’의 주인공인 안드레아 보첼리는 12살 어린 나이에 모든 시력을 다 잃게 됐다. 

 그 때 “어두움만 보이냐”는 어머니의 질문에 안드레아 보첼리는 “Everything and Nothing ”(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는데 이 문구가 내 마음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Everything and Nothing” ‘모든 것과 아무 것도 아닌 것’. 이 문구는 바로 직역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말이 나에게 소망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 나에게 비춰지는 그의 삶이었다.

 비록 그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어두운 삶 속에서도 간절한 소망을 원했기에 세계적인 성악가가 될 수 있었다.

 만약 내가 한참 행복해야 할 시기에 안드레아 보첼리처럼 양 쪽 눈을 다 잃었다면 다 보인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하면서 생각해 보았다.

 물론 그게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였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잊혀졌겠지만 그 당시 나에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던 어려움이 있었다.

 나는 유아기 시절을 아토피와 함께 지냈다할 정도로 몸 전체적으로 아토피가 심하게 났기 때문에 약을 타서 먹으며 병을 치유해 나갔다.

 약의 효과를 본 덕분인지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쳐 아무 탈없이 편안하게 지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 몸에서 아토피 증상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더욱 더 심해져서 방법을 찾고 찾아 서울에 있는 한의원 약을 먹기로 결정이 됐다.

 그 한의원 약은 몸에 있는 독소를 다 빼내기 위해 힘든 과정을 견뎌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그 고통을 겪기 싫어서 약을 먹기 싫다고 엄마에게 전화해 엉엉 울면서 투정을 부렸지만 억지로 먹게 됐고, 결국 상상 이상으로 괴롭고 힘든 고통을 겪게 됐다. 얼굴에 계속 딱지가 생겨 떨어져 나가는 것이 반복됐고 진물이 흘러나와 수건으로 24시간 닦아내야 했고, 눈도 제대로 못 뜰만큼 아프고 따가웠다.

 거기다 나는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더 불편함을 느끼고 지냈다. 나날이 갈수록 내 얼굴이보기 싫고, 징그럽게 올라오는 아토피 증상을 보고 거울을 피해 다녔으며, 사람들이 징그럽게 생각할까봐 일부러 고개를 숙이고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매일 밤마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잠을 자지 못해 어두운 밤을 혼자 뜬 눈으로 지새다 보니 긍정적인 생각이라곤 조금도 안 들었다. 

 내 머릿속에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자신의 형편을 원망하며 ‘나, 다 나을 수 있는 거 맞아?’, ‘사람들은 이런 내 모습을 징그럽다고 생각하겠지?’하며 다음날을 맞이하곤 했다. 매일 잠을 자지 못해 지쳐 있는 몸으로 학교생활을 하려고 하니까 나는 점점 마음이 어두워져 갔고, 결국 치료를 포기하려는 상태까지 이르렀다.

 학생의 신분으로서 공부를 해야 하고 시험도 앞두고 있었지만 아토피라는 아픔이 더 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니까 자괴감이 몰려왔었다. 

 하지만 내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나를 잡아주는 친구들과 선생님이 있었고, 또 나의 아픔을 안아주는 부모님이 계셨다.

 절망밖에 없을 것 같던 내 마음에 다 나을 수 있다는 그들의 소망으로 가득차니까 아픈 건 여전하고, 생활하는 부분에 어려움은 계속됐지만, ‘이 과정도 낫는 과정 중 하나야’, ‘이 약은 이미 나았다는 소망으로 먹는 거야’ 하면서 내 마음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줬다.

 그리고 한자능력검정시험을 보는 날, 증상이 굉장히 악화되서 피부가 심하게 붉어지고 있었는데, 마침 그 당시에 투머로우를 보고 안드레아 보첼리에게서 절망속에서 소망을 볼 수 있는 눈을 배울 수 있어 마음만큼은 소망을 가질 수 있었다.

 지금도 깨끗이 다 나은 나를 상상하며 지내면서 불안해하지 않고 밝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 때는 저주를 받아서 아토피로 고통을 받는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아토피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축복이라 생각하게 됐다. 

 투마로우 글 중,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지는 그 때 여러분이 어느 편에 서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 문구가 마지막 부분에 적혀 있다.

 아토피로 인해 얼굴이 일그러져 있어도 내 마음이 소망이 있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면 행복한 것이다. 절망은 언제나, 끊임없이 찾아온다.

 어쩌면 나에게도 아토피보다 더 큰 어려움이 올지도 모른다. 나는 형편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이기에 자신에 대해 비참한 생각이 들고 크고 작은 정신적인 고비가 자주 자주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는 나에게 처한 상황에 따라 휘말려 들지 말고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Everything and Nothing!” 라고 말이다. 결국 최악이라 생각했던 그 절망적인 순간들이 소망의 힘에 의해 휩쓸려 멀리 떠내려갈 것이다. 나는 그렇게 절망이 올 때마다 소망으로 이겨나갈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절망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그들에게 내 이야기를 전달하며 그들의 눈도 절망을 보는 눈이 아닌, 소망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하고 싶은 새로운 소망이 생겼다.

 이후, 나는 마인드강연대회에서 절망을 가져다 준 아토피가 소망으로 바뀐 것, 그리고 어떠한 경우라도 마음을 소망이 있는 쪽으로 정하면 행복해진다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겨울은 언제나 우리에게 매서운 추위를 주지만 내가 더 이상 겨울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온다는 것을 믿고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인생의 어려움 뒤에 오는 봄을 기다리는 소망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같이 우리의 삶에 추운 겨울이 찾아와 절망속에 계속 머무를 것 같지만 결국, 겨울을 이기고 봄이 와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렇게 반복될 것이다. 

 

※ 본란은 ‘경남연합일보 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공모전(2020년 12월 14~31일 진행) 수상작을 싣는 공간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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