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 입력 2021.02.03 12:19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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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욱 기자.
▲ 노종욱 기자.

 덕필유린(德必有隣)이라고도 한다. ‘덕이 있으면 반드시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는 뜻이다.

 같은 무리들이 함께 어울리는 유유상종(類類相從)처럼 덕(德)을 갖춘 사람에게는 반드시 그와 비슷한 유덕(有德)한 사람들이 따른다는 것을 말한다. 중국 유교(儒敎)의 근본문헌으로 공자(孔子)가 지은 논어(論語) 이인편(里仁篇)에서 유래한 성어(成語)이다. 

 공자는 “덕(德)은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이웃이 있다”고 말했다(子曰 德不孤 必有隣).

 “덕(德)을 갖추거나 덕망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게 마련”이라는 말이다. 

 덕(德)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을 평온하고 화목한 덕(德)의 길로 인도해 주면서 그 길을 함께 나아가므로 외롭지 않은 것이다. 너그러운 아량으로 매우 좋은 일을 하는 덕(德)스러운 사람은 때로는 고립해 외로운 순간이 있을지라도 반드시 함께 참여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으로, ‘덕(德)을 쌓는데 정진하라’는 공자의 가르침이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주위에 많으면 행복하다. 덕망이 높고 지혜로운 사람은 악인의 꾀를 쫓지 않는다. 스스로의 향기로 세상에 선(善)한 영향력을 끼치려 항상 노력한다.

 요즘의 시대를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고 지친다. 코로나19는 모든 이들의 일상과 사고와 습관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의 막연한 불안감이 삶의 거의 모든 부분을 지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 속에서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세상이 너무 힘들어 보이는 건 내가 그런 것들만 보고, 듣고 살기 때문이다.

 비록 보이는 현상이 절망적일지라도 억지로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을 만나고, 긍정적이고 밝은 소식만 접하려 노력하다보면 세상은 다르게 보일 것이다. 분명….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과 마음 아프게 하는 말들. 나와 상관없는, 모르고 살아도 되는 것들에 대해 쓸데없는 감정을 쏟아내며 살지 않도록 노력하자.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충분히 괜찮은 시간을 오로시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자.

 내가 행복해야 주위도 행복해질 수 있다. 그래야 더 행복한 나를 만날 수 있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 하지 말자. 가진 만큼 지켜야 할 게 많아지는 법이다. 그것들을 돌보고 책임질 수 없다면 차라리 없는 것이 더 행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을 지키려 애쓰며 사는 사람보다 잃을 게 없는 사람이 무엇을 하든 더 자유로운 법이다.

 행복이란 어떤 의미일까?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아니면 그저 내가 무탈하고 내 가족이 평안하면 행복할까? 살아가면서 행복을 목표로 둔다면 너무 힘들 것 같다.

 그 범위와 한계는 무한대이기 때문이다. 행복의 기준과 척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행복을 찾기 위해 수많은 불행을 맞닥뜨려야 함에도 욕심 때문에 사람들은 쉬이 만족하지도 행복해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요 ‘순간’인 것이다. 미뤄뒀던 집 안 청소에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물건이 나오는 것도 행복이고, 입고 벗어두었던 세탁물을 뒤지다가 만 원짜리 몇 장이 나온다면 더 큰 행복이요, 평소 사소한 오해로 인해 관계가 소원했던 사람과 우연히 오해를 풀어 관계가 회복된다면 그 또한 행복인 것이다.

 ‘아는 맛’은 사람들에게 큰 행복을 준다. 왜? 알기 때문이다. 더 좋은 맛, 더 새로운 맛을 찾으려 무리하다보면 때론 힘들고 지친다. 어린 시절 아니면 지난세월의 소소한‘아는 맛’이 우리에게 큰 행복을 주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회복하면 된다.

 행복을 무리해서 목표로 삼지 말고 그저 매사에 행복해하면 그만인 것이다. 바뀌지 않는 것을 바꾸려고 애쓰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맞추면서 살면 편하다.

 내가 변화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듯, 다른 사람을 나에게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능하지 않은 것에 마음 쓰며 혼자서 기회를 줬다가, 기대를 했다가 하면서 상처받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어야 나도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다. 

 맞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에게 억지로 맞추려 하지 말자. 나도 스스로 변하지 못하면서 남을 바꾸려고 애쓰면서 사는 건 이기적인 것이다. 덕(德)을 쫓으면 나는 변하게 돼있다. 내가 먼저 변하려 노력 한다면 행복이 선물처럼 함께 할 것이다.

 이번 설날에도 지난해 추석 때처럼 원근각지에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다 모이지 못한다. 민족의 대 명절 설날을 앞두고 가족 간의 정(情)을 단절 시킨다는 생각보다는 시절이 수상하니 서로를 위한 마음으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미안한 생각보다는 서로의 안부와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 더 낮지 않으려나?

 산청군도 설날을 앞두고 비상체제로 돌입하면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5인 이상 집합금지에 대한 점검과 계도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고향을 찾는 이들에게‘오지 말라’는 당부의 부담감과 코로나19의 확산방지와 예방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평범하고 행복했던 일상복귀를 위해서는 행정의 권고에 잘 따르고 지금은 힘이 들지만 상호간의 행복을 위해서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 더 행복해지는 길이라 생각이 든다.

 근자열원자래(近者悅遠者來)라고 했다.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해야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말이다. 우선 고향 산청이 청정해야 멀리서도 기쁘게 고향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희망으로 긍정으로 다 같이 이 고약한 시대를 이겨나가자! 모두가 행복한 내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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