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

승인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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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난 합천경찰서 대병파출소장

 지난 2020년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 벌써 350일이 넘은 가운데 코로나19는 아직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 위기관리센터에서는 지난 2020년 9월까지 경찰 대응 조치 전반을 종합 정리한 ‘2020년 코로나19 경찰대응 활동 종합’을 발간해 코로나 장기화와 언제 또다시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는 유사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함으로 일선 현장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으며 방역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지침에 따라 경찰공무원으로서 어느때보다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져야 할 몸가짐이나 행동을 처신이라고 하는데 이 중차대한 위기에 경찰공무원으로서 나 하나쯤의 흐트러진 행동을 하다가는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하고 무섭고 후회스러운 일이 될지 잘 알아야 할 것이다., 

 나 자신 역시 동적으로 하는 운동은 누구보다 좋아한다 선후배들과 부어라 마셔라, 다섯명? 아니 열명? 다같이 모여 즐길때가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의 처신 하나만은 누구보다도 올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 자신이 솔선수범하지 않고 아무런 대책 없는 행동을 한다면 국민은 경찰 개인에 대한 일탈이 아닌 대한민국의 전 경찰관에게 손가락질 할 것이다.

 얼마전 광주에서 금은방 사건과 같은 경찰관으로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34년이라는 경찰생활이 부끄러워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가족에게 소외 받고 돈벌어 오는 자의 비애와 껍질만 남은 경찰이라는 권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비틀거릴 수밖에 없었으며 집안 어느 곳에서도 편하게 앉아 숨쉴곳 조차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남은 방법이란 침묵뿐이었다.

 내 아이들이 경찰관이라는 아빠가 곁에 있어 즐거운 이유는 적어도 청렴결백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장으로서 올바르고 깨끗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며 방역 관련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지침에 따라 경찰공무원으로서 누구보다 먼저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나는 지난 2020년 10월 29일부터 3개월간 금주하기로 약속했으며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 위기단계가 계속 높아질수록 이것이 신의 한 수일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자연스레 일찍 귀가하게 되면서 몸관리도 되고 가장이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 괜스레 자부심도 느끼는 것이 이것보다 더 좋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은 없다는 것이다.

 난 오늘도 퇴근 후 각자의 위치로 돌아간다 우리집 대장인 큰 공주는 리모컨으로 거실에서, 작은 공주는 제 방에서 컴퓨터 자판이 깨져라 두드릴때 눈치가 백단인 나는 조용히 큰방에서 지내다 가슴이 답답하면 비록 일회용이지만 나의 사랑스런 마스크를 쓰고 다시 집밖을 나간다.

 “이 야심한 밤에 어디가요”하는 큰 공주의 말을 뒤로하고 아무도 없는 아파트 주변을 서성거리며 수도배관은 동파되지 않았는지 길냥이는 잘 있는지 확인해 본다.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는 내 마음을 세월이 흘러 손잡고 걸어갈 때 할말은 그림자 뒤로 묻어둔 채 우리집 큰 공주만이 아닌 우리 경찰관 모두가 이해해 주리라 믿으며….

 

/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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