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수상작] 코로나19를 겪으면서

  • 입력 2021.02.04 14:00
  • 기자명 /정리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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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연합일보 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수상작 : Tomorrow 독후감 고등부 장려상 

 나는 요즘 힘들다. 인간관계며 학업 스트레스며…. 진짜 격하게 힘들다. 나는 지금 내가 이토록 힘든 이유가 코로나19라고 합리화 하는 중이다.

▲ 김병목 마산삼진고등학교
▲ 김병목 마산삼진고등학교

 나는 어렸을 때 우리 집이 못산다고는 생각해 본 적 없다. 부모님은 내가 원하는 것이면 대부분 다 사주었고, 맛있어 보이는 것들은 거의 다 먹어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늦게 안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아버지는 어머니 몰래, 막내고모 남편분의 빚보증을 서주셨고 그 이후 우리 집은 심각한 빚더미에 앉아서 힘든 나날들을 보냈었다.

 물론 나는 그때 이런 것들을 느끼지도 못했고 알지도 못했다. 부모님이 철저히 그렇지 않은 척, 숨기고 알려주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이는 알게 모르게 안 좋아졌고 양가 간의 사이도 안 좋아졌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들을 넌지시 눈치만 챈 채 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됐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우리나라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바로 코로나19다.

 2020년 1월 우리나라에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서 그때를 기점으로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시대를 맞닥뜨리게 됐다. 그렇게 되면서 우리 집은 더욱더 힘들어졌다. 빚은 계속 원금도 갚지 못한 채 이자만 겨우 내고 있었고 부모님 두 분 사이, 그리고 양가 간의 관계는 더욱 틀어지게 되었다. 원래도 돈이 없었지만, 돈이 더욱더 없어지면서 생겨난 일들이다.

 그러다 결국 아버지는 집을 떠났고, 지금은 우리 집에 어머니와 누나, 그리고 내가 살고 있다.

 사실 아버지가 집을 떠나는 과정에서 너무 힘들었다. 매일같이 아버지와 어머니는 언쟁을 벌이셨고, 그럴 때마다 빠지지 않던 이야기가 양가 간의 이야기이다.

 하루하루가 너무 죽고 싶었다. 내가 왜 이런 가정에서 태어난 것이며, 지금 무슨 이유로 살아가는 것이며. 때문에 매일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내 머리 속을 채웠고 학교생활을 하는 것도, 겉으로 티내지는 않았지만 많이 힘들었다. 성적은 당연히 엄청 떨어지게 되었고, 친구들을 대할 때 나도 모르게 화를 내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는 나를 붙잡고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을 이야기 해주셨다. 앞 서 말했듯이, 아버지가 빚보증을 섰던 이야기, 양가 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내가 모르고 있던 한 가지를. 그건 바로 어머니가 심각한 정신질환 중 하나인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슴이 철렁했다. 물론 어머니가 의도하고 말씀하신 건 아니겠지만 어깨가 무거워졌다. 내가 뭔가 도와드리고 해결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무력함을 느꼈다. 

 그 와중에 이기적인 누나는 사고 싶은 물건, 옷 등을 막 사고, 남자친구와 놀러 가는 등 어이없는 행동을 하며 나에게 스트레스를 줬다.

 그동안 죽을 것 같이 힘들고 자살하고 싶은 생각을 매일 해왔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자살 계획과 유언을 남길 정도까지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자살은 하지 않았지만,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썩은 동아줄 잡듯이 버텨가던 와중, 우리 학교 국어 선생님께서 공모전에 나가보지 않겠냐고 하셨다.

 나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힘들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무슨 공모전이야’라고 생각했지만 1등 상금이 100만원이라는 말에 순간 혹해버렸다.

 비록 어머니를 도와드리기에는 작은 돈이었지만 내 나이 대에서 이 정도면 매우 큰돈이었기에 나는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투머로우 12월호 잡지를 받게 됐고 천천히 그리고 섬세히 글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글을 읽다보니 ‘결과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왜냐하면 나는 무조건적으로 결과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든 좋은 결과를 만들고,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글에서 특히 ‘위기는 늘 끊임없다. 그러나 위기는 누구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위기는 정말 기회가 될 수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위기의 ‘기’자와 기회의 ‘기’자는 같은 한자였고, 위기를 영어로 하면 crisis인데 이 단어의 어원이 전환점이라는 뜻이라는 점에서 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정말 위기가 기회로 될 수 있겠구나!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기합리화만 하며 있을 게 아니라 죽어라 공부하고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내고, 그로인해 나의 위치, 영향력 등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2021년 새해이고, 나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앞으로는 정말 바뀌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그동안 너무 폐인처럼 살았고, 이전의 삶이 후회스러워서 앞으로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은 되지만 이 투머로우 잡지를 읽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죽기 살기로 노력해 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 공모전을 나에게 알려주시고 항상 학교에서 도움을 주시며 응원해 주시는 서헌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이 공모전을 주최해주신 굿마인드인성교육원, 경남연합일보 등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 본란은 ‘경남연합일보 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공모전(2020년 12월 14~31일 진행) 수상작을 싣는 공간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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