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강만에서’
푸른 시금치밭 아래
떠 있는 섬이 있다
몇 걸음 가다 보면
섬과 섬 사이에 몽돌이
올망졸망 일광욕을 하며
물살에 재잘거린다
해안 길, 논밭 길, 산길을
다시 외워도 반나절이면
눈에다 들어오고
앵강만이 호수처럼 잔잔하다
휩쓸린 해변의 모래에
갯지렁이는 읽을 수 없는
초서를 써놓는다
어수선한 생각에도
시금치 색 물들던 날
눈감으면 하늘의 별들이
반짝이는 잔물결이 되어
코끝을 문질렀다
*앵강만 :남해군 이동면
◆시작노트
남해는 나의 고향, 섬들이 나를 키웠다.
고향 남해는 내가 글을 쓰도록 만든 글의 모태라 할 수 있다.
보물섬 남해에서 태어나 시 같은 사랑을 가슴에 품고 겨울에도 나는 붉은 장미로 살면서 글을 쓰고 싶다.
◆곽인숙 시인 약력>
남해 출생·남양주 거주
2020년 신달자 시인 추천으로 ‘시와편견’ 등단
첫 시집 ‘동심원연가’ (초판4쇄)
‘나비의 짧은 입맞춤’, ‘내 몸에 글을 써다오’공저
시와편견 작가회 회원
시사모 동인 운영위원
제1회신정문학대상
한국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