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지역 어린이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조화롭게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김해기적의도서관에서 지난 2013년부터 운영 중인 ‘기적의 놀이터’가 이달이면 90회를 맞는다.
매월 정해진 시간에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바깥 놀이가 힘들 땐 도서관 다목적강당에 모여 함께해 온 기적의 놀이터는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1달과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초반(2~4월)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놀이판을 펼치고 있다.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환경 외에도 미세 먼지와 코로나까지 현재 어린이들의 놀이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어린이들의 놀이권을 보호하고자 도서관에서는 부모들이 주축이 된 자원봉사자 ‘골목대장’팀과 함께 성실하게 놀이터를 꾸려 오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누구나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오후 2시 기적의 놀이터가 열리는 도서관 앞마당에 오면 자유로운 참여와 합류가 가능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거리두기 등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다 보니 인원을 제한하고 미리 참가 신청을 받는 등 운영 방식이 다소 변경됐다.
그럼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열린 방식’을 고민하며 기적의 놀이터는 매번 진화하고 있다.
처음 코로나로 인한 도서관 휴관 기간 중에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무료하게 집에 있을 아이들이 놀잇감을 완성해 놀 수 있도록 안내문이 담긴 키트를 배부하고 가이드 영상을 도서관 SNS에 업로드했다.
상황이 조금 좋아졌을 때는 거리두기 안전 인원을 제한해 ‘느끼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라는 주제로 대형 광목천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며 놀기도 하고, 놀이 구역별로 나눠 밀집되지 않되 참여하는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가을날의 가족 소풍 ▲우리 가족이 이 구역 놀이왕!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다시 대면과 접촉이 우려되자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에서 ▲랜선 놀이터를 이어오는 중이다.
제한된 인원으로 놀이 키트를 수령한 사람만 참여가 가능한 것이 아쉬워 놀이터를 하루 2차례씩 운영해보기도 하고, 최대한 집에서 구할 수 있는 놀잇감을 활용하거나 그것도 없을 땐 대체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본 적도 있다.
중요한 것은 비대면 상황이라도 서로의 이름을 부르면서 얼굴을 기억하고, 함께 흥을 돋우며 관계를 맺고 놀 수 있도록 놀이터를 운영하는 것이기에 이달에는 별도의 준비물 없이 서로의 몸짓을 눈여겨 보고 이름을 기억할 수 있는 ▲몸으로 말해요 ▲이름 빙고 ▲동물 빙고 ▲버스정류장 놀이 등을 준비하는 중이다.
도서관 담당 사서는 “기적의 놀이터는 기성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아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고 싶은 부모들은 이웃을 만나고, 아이들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려운 시절 정답은 없지만 어린이를 가장 중심에 두고, 함께 고민하면서 길을 찾아가며 어른도 어린이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놀이터의 지향을 밝혔다.
한편, 네이버 밴드 ‘김해 기적의 놀이터’에서 매달 놀이터 안내 외에도 놀이터 이후 해당 달의 영상 후기와 더불어서 참여자 반응, 평소 함께 하면 좋은 놀이팁 등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