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동제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자

  • 입력 2006.05.22 00:00
  • 기자명 조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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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5월은 축제 분위기로 술렁거린다. 과거 ‘대동제’는 말 그대로 모두가 하나된다는 의미에서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렘이 가득한 행사였다.

하지만 요즘 대학가에 붙어있는 ‘대동제’라는 단어는 어색하고 민망하기 짝이 없다. 인기가수 초청행사가 없는 곳은 학생들의 관심에서 제외된다.

지난 한주간 도내 대학 곳곳에서 축제가 진행되었지만 진정 대학생들이 하나가 되어 즐길 수 있는 축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학생회 측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는 준비하는 학생 외에는 관심이 없고, 추억을 더듬어 볼수 있는 각종 게임이나 이벤트를 준비한 학생들은 파리만 날리는 행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참여율이 떨어지다보니 각종 행사는 자축행사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반해 학생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던 축제는 유명 연예인들의 화려함으로 대체되고 있다. 대학가 축제는 거대한 자본이 움직이는 하나의 시장이 되어 버린 것이다.

행사 진행에 있어 유명연예인 초청을 곳곳에 배치하다 보니 연예인이 등장할 때면 벌떼같이 몰려들던 많은 인파가 공연이 끝나고 나면 또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인기가수가 빠진 축제는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그 비중이 커져 버렸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젊은이들만을 탓할 수 있을까. 요즘은 대학축제를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장으로 만들어 누구나 축제에 참여할 수 있지만 어느 대학이 유명가수 공연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 축제의 참여도가 판가름 난다. 크게 하나가 되어 보자는 ‘대동’, 즉 통합의 움직임을 뜻하는 축제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대학생들은 진정 ‘축제’라는 신명나는 놀이를 통해 ‘크게 하나되려는’ 목적을 이루고 있을까. 과거 잔디밭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하나가 되었던 ‘대동의 장’이 그립다. /마산데스크 조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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