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강석진·김태호 전·현직 ‘어색한 동거’…정리 안되나?

  • 입력 2021.05.03 17:17
  • 기자명 /서춘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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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춘만 기자.
▲ 서춘만 기자.

 국민의힘 중앙당과 경남도당이 지난해 4·15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지 1년이 넘도록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의 ‘한지붕 두 가족’ 체제를 정리하지 않아, 지역정가 혼란도 커지고 있다. 

 특히, 강석진 전 의원이 지난해 총선에서 김태호 현 의원에게 밀려 낙선한 데 이어 자신이 공천자를 냈던 4·7 함양 경남도의원 보궐선거의 패배에도 여전히 ‘당협위원장 고수’와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 행사’를 주장한다는 말이 나도는 상태다.  

 이로 인해 오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희망하는 지역 정치인들의 ‘눈치 보기’가 길어지면서 지역현안 해결과 2022년 대선준비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산청·함양·거창·합천’ 4개 지자체와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매년 4월께면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도의원이 간담회 등 만남을 통해 머리를 맞대기 시작한다. 이는 그해 6월과 8월께에 각각 예산작업에 들어가는 국·도비에 지역발전 예산을 적극 반영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 직후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국회의원과 해당지역 군수·도의원이 예산문제를 적극 논의하려는 기류가 별로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군수와 국회의원의 공약이 겹치는 공통 현안도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큰 원인은 현재 이 지역구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김태호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중앙당의 중진 험지 출마론과 전략공천 요구에 반발해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강석진 전 의원의 반대속에 지난 1월에 어렵사리 복당했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강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 직을 유지하면서 한지붕 두 가족의 어색한 동거체제가 시작됐다.

 더욱이 강 전 의원은 총선 낙선 이후에도 자신이 당협위원장을 계속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고, 실제로 올해 치러진 4·7 함양 도의원 보궐선거에서 당협위원장으로서 공천권을 행사했다. 

 이처럼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단일화가 계속 지연되는 속에서 강 전 의원이 “2022년 6월의 지방선거 공천권도 내가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말이 지역정가에 나돌고 있다. 

 이 때문에 무소속인 함양군수를 제외한 3개군 자치단체장들이 김 의원 못지않게 지난번 선거때 자신에게 공천을 줬던 강 전 의원도 함께 의식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역구 내 자치단체장과 현역 국회의원 간의 소통이 제약을 받고 있고, 이는 지역발전은 물론 당 조직 정비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최근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고속철도의 KTX역사 위치 선정을 둘러싸고 합천군과 거창군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김 의원이 선뜻 조정자 역할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자는 강 전 의원과 김 의원에게 이같은 지역구 혼란상에 대한 인식과 향후 정리방안에 대한 질문을 했으나, 두 사람 모두 답변이 없었다. 강 전 의원은 당협위원장을 내놓을 의사가 별로 없다는 뜻이고, 김 의원은 예민한 사안의 당사자여서 언급을 회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 대해 윤한홍 국민의힘 경남도당 위원장은 “그 지역구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지만, 김태호 의원은 중앙당에서 입당시켰기 때문에 내 권한을 넘어서는 애기”라며 “조만간 전당대회를 거쳐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순리대로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도 결국은 사람이 움직면서 발생하는 수동적인 하나의 틀이다. 옆집 부엌에 숫가락 젖가락이 몇개인지 다 알고 있는 좁은 지역구 내에서 한지붕 두 가족 동거란 어불성설이며 남 부끄러운 집안 수치다. 우리 지역민들은 강석진·김태호 두 사람의 지혜로 지금의 불편을 원만히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와 믿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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