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버스업체에 보조금 줬더니 기사 상여금 ‘꿀꺽’

거제 시내버스 업체들, 임금
명목 보조금 받고 상여금 미지급
조정회의 결렬되면 노조
25일 첫차부터 파업 예고

  • 입력 2021.05.16 17:35
  • 기자명 /이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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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시는 시내버스 기사 임금 지급을 조건으로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아직까지 기사들이 상여금이 전달되지 않자 기사들은 또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고 16일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이 수면위로 들어나자 거제시 2개 시내버스 업체 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급하게 대출이라도 받기 위해 은행을 방문했으나 4대 보험이 체납돼 대출이 안된다는 답변에 막막함과 절망감으로 모든 기사들이 허탈감에 빠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노조는 “시내버스 노동자들 임금이 체불되는 사례는 전국 어디에도 없다”면서 “시민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이 올 수 있기에 버스 노동자 입장을 다시한번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거제 2개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 4일 파업을 예고했다. 이에 거제시가 임금 인상분 보장 등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면서 노조는 파업을 유보했다. 

 거제시는 2020년 임금 협약의 임금 인상분 2.62%를 보장하고 반복되는 임금체납, 4대보험 체납 등을 해소하는 대책을 마련해 주기로 했다.

 따라서 거제시는 앞서 지난 6일 상여금과 월급 지급 조건부 행정명령을 제시하고 2개 회사에 3억9000만원씩 보조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보조금을 운영비와 경비 등으로 사용하고 정작 기사들에게는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시가 조사를 벌인 결과 업체 한 곳은 상여금과 밀린 월급까지 관리직 직원에게 돈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2개 노조는 상여금을 받지 못하자 지난 10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만약 오는 20일과 24일 조정 회의가 결렬되면 노조는 25일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2개 업체는 50개 노선에 시내버스 108대를 운행 중으로 파업이 현실화하면 시민 불편은 불가피하다.

 거제시 관계자는 “회사는 시에서 받은 상여금을 미지급했다”며 “이는 노조 파업을 볼모로 시 재정 지원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분개했다.

 시 관계자는 이어 “노사는 적자 해소와 임금 체불 방지 노력을 하고 시내버스가 한시도 멈출 수 없는 시민의 소중한 발인 점을 감안해 파업과 휴업이 아닌 경영 건전화를 위한 자구 노력을 통해 상생과 협력의 길로 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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