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이사람] 이권섭 산청경찰서 형사팀장, 중요범죄자 검거유공 경찰청장 표창장 수상

격무에도 틈틈이 노인요양원·경로당 찾아 이발 재능기부
범인 검거에는 ‘저승사자’, 자원봉사에는 ‘옆집아저씨’

  • 입력 2021.06.01 15:38
  • 수정 2023.02.20 19:20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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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산청경찰서에서 지난 2월에 발생한 펜션업주 살인사건의 범인검거 유공자의 경찰청장 표창장 수여식이 있었다.

 이권섭 산청경찰서 형사팀장. 그는 양면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범인 검거나 취조를 할 때는 매서운 눈빛으로 저승사자라는 별명답게 죄를 지은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한다.

 하지만 그의 손에 수갑이 아니라 이발 가위가 들려지면 사람이 완전히 달라진다. 인자한 눈매에 맘씨 좋은 옆집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사회복지시설이나 경로당, 마을 회관을 찾아다니며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이 팀장은 지난 2017년 이용부문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 10여년 취미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보다 전문적인 기술력으로 봉사하기 위함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 간 접촉이 감소했던 지난해와 올해도 이 팀장은 꾸준히 이발봉사를 다녔다. 정해진 시간과 이 팀장의 손길에 익숙해 져버린 사람들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지난해 12월 이 팀장은 격무로 인해 몸의 상태에 이상함을 느끼고 입원하게 이른다. 다행히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고 검사 시, 발견된 용종 제거 수술을 하고 바로 다음날 이 팀장의 몸 상태와 아랑곳없이 자라나는 머리카락과 정해진 약속으로 장염 증세에도 불구하고 이발 봉사를 다녀왔다.

 이 팀장은 경찰입문아래 강력계 형사로 명성을 날리며 범인 검거에도 혁역한 공을 세웠다. 이 팀장은 한번 물면 놓치지 않는다고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늘 따라다닌다.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단호하게, 죄를 짓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정한 이 팀장은 지역주민들에게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함을 전한다. 지난 2019년에는 ‘대한민국 이용장 회장배전국 헤어장 경진대회’에 출전해 각 부분에서 은상과 동상을 수상했다.

 이 팀장은 그간 강력계 형사로서 혁역한 공을 세웠다. 지난 2019년에는 경남도내 3급 지 10개 경찰서 가운데 강도 등 5대 범죄 검거 율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 연유로 그해 경남경찰청에서 선정하는 1/4분기 베스트 경찰서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올해 강력범죄 범인 검거 유공자로 경찰청장 표창장을 받은 이 팀장은 늘 겸손하다. 모든 수상의 노고를 팀원들에게 돌린다.

 이 팀장은 “요즘 코로나로 인해 대면은 줄어들었지만 관내를 매일 순찰을 한다. 관내 순찰을 하다보면 항상 머리부터 눈길이 간다. 거동을 하시는 노인들은 경로당으로 나오시지만 그마저도 힘든 분들을 위해 가정 방문봉사를 더 늘리고 싶다”는 계획을 말했다.

 관내 치안의 안정과 더불어 봉사를 통한 행복나누기를 실천하고 있는 이 팀장은 “봉사를 열심히 해서 아름다운 경찰관이 아니라 여러 모습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각박해진 사회가 빠른 시간에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이 팀장은 “내가 가진 재능을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또 강력범죄가 없는 세상이 의무라면 사랑을 나누는 세상은 책임”이라며 오늘도 수갑보다는 봉사를 위한 가위 손질이 한창이다.

 누군가에게 좋은 선물이란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 내게 좋은 사람이란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이 아니라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곁을 지키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다. 이 팀장은 그런 사람이다.

 진심인 사람, 위로가 되는 사람이라 쓰고 ‘이권섭’이라 읽으면 된다. 행복한 순간보다 슬픔을 함께해주는 사람이 더 고맙다. 그 사람의 기억 속에 ‘이권섭’이란 선물을 오래도록 간직 할 것이다.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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